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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50 First Dates 감독 : Peter Segal 배우 : Adam Sandler, Drew Barrymore, Sean Astin, Rob Schneider 첫키스만 50번째. 매일매일 자신의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자와 수의사이자 플레이보이인 남자. 남자는 여자에게 반해 접근하고 여자는 그럭저럭 괜찮게 반응해주지만, 다음날이 되도 그 다음날이 되도 똑같은 일의 반복. 영화를 보고 시간이 지난 후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은 조금만 어긋나도 너무 끔찍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한 남자는 자신의 욕심과 꿈을 포기해가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한 여자는 매일 아침 (그녀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상처받고 그 상처를 이겨내야 하며 처음 보는 남자와 하루를 일생을 함께 보내는 거야. 이 영화가 보여주는 .. 더보기
Paycheck 감독 : John Woo 배우 : Ben Affleck, Uma Thurman, Aaron Eckhart 페이첵. 흥미로운 주제였어. 비밀스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기밀유지를 위해 기억을 지워버리는 Michael Jennings (Ben Affleck 분). 매번 성공적으로 일을 해오다가 마지막 프로젝트를 끝내고서는 일이 심각히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 거금을 포기하고, 자기 물건도 아닌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물건들만 스스로에게 보냈다는 걸 알게 된 거지. 기억이란 서서히 잊혀지긴 해도 인위적으로 없앨 수 없기 때문인지 SF 영화 (그리고 소설)들에서 애용하는 소재지. 우린 모든 기억이 우리 통제 안에 있길 바라잖아. 그리고, 중요한 일일수록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믿고. 그런데, 정말 있던 일을.. 더보기
범죄의 재구성 감독 : 최동훈 배우 : 박신양, 백윤식, 염정아, 이문식, 천호진, 박원상, 김상호 고등학교 3학년 어느날 기숙사에서 친구들하고 고스톱을 친 적이 있었어. 점당 10원. 각각 1,000 ~ 2,000원 가량씩 꺼내놓았고 인원은 5명이었던 걸로 기억해. 한명이 판을 완전히 쓸다시피 해야 간신히 동네 분식점표 철판볶음밥을 먹을 수 있는 금액이지. 어찌어찌 하다보니 내가 판을 거의 다 쓸게 되었어. 애들이 마지막으로 세판만 더 치자고 하는 거야. 그래서, 속으로 '세판 정도 치면 다 쓸어버릴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도 들고 해서 그러자고 했지. 그런데, 마지막 세판에 그 때까지 딴 돈을 다 잃고 간신히 본전만 찾게 되었어. 거의 밤새도록 쳤는데 말야. 사실 난 도박을 하면 돈을 잃는 편이야. 그냥 장난으로 .. 더보기
Big Fish 감독 : Tim Burton 배우 : Ewan McGregor, Helena Bonham Carter, Albert Finney, Jessica Lange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원해'라고 이야기하지만, 언젠가부터 사실은 정말로 진실을 원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다는 걸 알아버렸어. 대체로 사람들이 원하는 건 진실보다 자기가 원하는 거더라구. 견딜 수 있는 한도 내에서의 진실이라는 거지. 그러고 보면, 많은 (예를 들면 자연 관련) 다큐멘터리가 주는 감동은 참 대단한 것 같아. 그건 누군가에게 좋게 보이기 위해 꾸며내거나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잖아. 관찰하고, 기다리고,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과정이 덧입혀져서 감동을 주다니 ! 그러고 보면 Ed Bloom (Al.. 더보기
지레짐작 속 착각 (효자동 이발사) 요즘 송강호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정희 시대의 대통령 이발사가 된 소시민의 이야기라 하는데, 송강호는 인터뷰마다 나와서 그냥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다른 해석을 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이다. 예고편을 보아하니, 송강호의 의도대로 보아야 재미를 느낄 법 싶다. 넘버 3, 반칙왕 등에서 보여줬던 가볍지만 쓸쓸한,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는 그런 연기와 내용 말이다. 한가지 우려가 드는 건 - 정말 기우라고 생각하지만, 왠지 이 영화를 보고 덕을 보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안그래도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가 다가키 마사오 박정희의 후광을 뒤에 업고 TK를 중심으로 경삼도에서 지지를 얻어내는 걸 보고 무서웠는데, 이 영화로 '그 때가 좋았어' 하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