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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지레짐작 속 착각 (효자동 이발사)

요즘 송강호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정희 시대의 대통령 이발사가 된 소시민의 이야기라 하는데,
송강호는 인터뷰마다 나와서 그냥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다른 해석을 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이다.

예고편을 보아하니,
송강호의 의도대로 보아야 재미를 느낄 법 싶다.
넘버 3, 반칙왕 등에서 보여줬던 가볍지만 쓸쓸한,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는 그런 연기와 내용 말이다.

한가지 우려가 드는 건 - 정말 기우라고 생각하지만,
왠지 이 영화를 보고 덕을 보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안그래도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가 다가키 마사오 박정희의 후광을 뒤에 업고
TK를 중심으로 경삼도에서 지지를 얻어내는 걸 보고 무서웠는데,
이 영화로 '그 때가 좋았어' 하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의지를 다질까봐.

그 때를 살았던 소시민의 삶이 정겹고 정서적으로 다가가는 거지,
그 당시 독재하고 호령하던 사람이 좋았던 것은 아닌데 말이지.
여전히 이 둘을 동일시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우려'는 영화에 대한 게 아니다.
달을 가리켰더니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는 사람들,
혹은 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손가락에 대한 이야기라며 아전인수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지.
이미 '그들의 몰상식 상식'을 여러번 확인했으니...


'그 때'가 뭐가 좋았을까. 살아보지 못한 나는 정말 궁금하다.

유신헌법 ?
새마을 운동 ?
통금시간 ?
민주화 운동 ?
학생들과 시민들의 죽음 ?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쉬쉬하던 부자유 ?
베트남 파병 ?
경제성장 ?

참 궁금하다.

(with nK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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