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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The Grudge - 서양 영화의 '동양식 귀신'은 왠지 어색해.

The Grudge


감독 : Takashi Shimizu
배우 : Sarah Michelle Gellar, Jason Behr, William Mapother, Clea DuVall, Bill Pullman

원래 공포영화를 잘 못보는데, 여기(호주)와서는 공포영화를 꽤 자주 보는 편이야. 신기하지? 여기가 아직 친근하고 익숙한 곳이 아니라는 반증일지도 몰라. 이상하게 무서운 게 덜하더라구. 실감이 덜 난다고나 할까?

실감이 덜 나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서양의 공포영화들은 정말 '환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는 거야. 내가 공포영화를 무서워하는 건 - 아니 내가 무서워하는 건 공포영화라기 보다 '귀신'영화야.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건 그냥 눈 좀 감고 보는 것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원한을 가진 어떤 영적인 존재를 보는 건 눈을 가린다고 해결이 되지 않더라구. 맞아, 원한.

눈이 파란 서양 사람들이 원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뭐랄까, 좀 어색하더라구. (주온에 나왔던 그 꼬마처럼 생긴 아이는 동양인이었지만.) 왠지 어색한 느낌이었어. 이건 내 머리 속에 잠재되어 있는 '편견'이라고 생각해. 인정! 다만 한가지 더 어색했던 이유를 들자면 서양 사람이 일본식 집에 있었기 때문이었어. (영화의 무대가 아예 일본이지.)

주온을 그대로 리메이크한 거라면서? 난 안봐서 모르지만. 지금도 기억나는데, '주온'이 한참 인기있을 때 난 그 영화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끄려고 노력하며 지냈지. 분명 주위 사람들 이야기를 슬쩍 들어보면 정말 무서운 영화인 것 같았거든. 그래서 피했지. :)

한가지 재밌는 건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감독이 같다는 점 - 타카시 시미즈. 그래서 그런지 서양인 배우들이 영어를 써도 왠지 모르게 일본풍이 났어.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일본인이 감독을 맡았지만 미국인 배우들 때문인지 역시 헐리우드색이 강했어. 그렇지만 동양이든 서양이든 달라지지 않는 건 '뼈에 사무친 원한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것.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네. 내용은 제목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아. grudge, 원한, 앙심.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두개. 원작을 안봐서 원작만큼 무서운지는 모르겠다.

20041127 Hoyts (George St.) with y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