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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Super Size Me - 햄버거가 아니라 다른 음식이었다면 어땠을까?

Super Size Me


감독 : Morgan Spurlock
배우 : Morgan Spurlock

아, 어렸을 때부터 난 밀가루 음식들을 좋아했다구. 각종 전, 각종 빵, 라면, 짜장면 등등 왜 그리 좋아했는지 몰라.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지.) 그리고, 고기가 들어간 음식들은 서양식으로 조리된 걸 더 좋아했지. 그건 아무래도 어렸을 때 자주 먹는 음식들이 아니기 때문에 신기한 마음에 관심이 갔기 때문인 것 같아. 돈까스 같은 것들 말야.

(적어도 나에게) 편하고 맛난 음식인 패스트푸드가 사실은 나쁜 음식이라는 건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지. 그런데, 솔직히 끊을 수가 없는 거야. 각종 조미료가 듬뿍 들어가고, 조리 환경은 깨끗하지 않고, 재료의 질도 좋지 않고, 대부분 냉동시켰다가 전자렌지에 덮히거나 불에 잠깐 구워서 나오는 그 음식들이라는 걸 알면서도.

개인적으로 햄버거 중에서는 버거킹의 와퍼를 좋아하지만, 그것 역시 패스트푸드일 뿐이지. 패스트푸드점끼리 자기네가 더 깨끗하고 몸에 좋다고 선전하는 것들은 사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거라 생각해.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다행인 건, 나이가 들수록 패스트푸드들이 예전만큼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야.

영화는 건장한 한 청년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점점 나빠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 과정이 너무 빨리 진행되서 적잖게 놀랐어. 패스트푸드가 몸에 좋지 않다는 건 상식적인 수준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마치 패스트푸드의 해악의 정도를 예상이라도 했던 것처럼 건강악화가 착착- 진행되어 가는 건 픽션만큼이나 극적이었다고 봐.

이 영화에 대해 그 어떤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맥도널드가 '수퍼 사이즈' 메뉴를 없애고, 샐러드 메뉴 등을 추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 재밌는 변화임에 틀림없어. 맥도널드에게도 다른 패스트푸드점들에게도 더 큰 자극이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 (물론 많이 사먹는 사람들에게도.)

그건 그렇고, 몇몇 사람들은 '아니, 햄버거가 아니라 그 무슨 음식이라도 한달 동안 한가지만 먹으면 당연히 몸에 이상이 오는 거잖아. 영화가 너무 선정적인 것 아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말이 맞긴 맞다고 생각되긴 해. 한가지만 계속 먹는 게 몸에 좋을리가 없지.

...

그렇지만, 이건 한가지가 아니잖아. Morgan Spurlock이 먹었던 건 '햄버거와 프랜치 프라이, 너겟, 콜라' 등이 두루 포함된 세트 메뉴들이었고, 게다가 햄버거는 고기와 야채가 골고루 들어있는 음식이잖아.

만약 '밥과 김치, 불고기, 멸치조림, 된장찌게'를 한달 동안 먹어도 똑같이 몸이 안 좋아질까? 메뉴를 바꾸고 싶은 생각은 들지언정 몸이 급격히 나빠질 것 같지는 않은데 말야.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두개 반. 중반에 살짝 늘어지는 단점을 제외하곤 괜찮았어- 결과를 알고 있어서 흥미진진하진 않았지만.

20041112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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