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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Something's Gotta Give

Something's Gotta Give


감독 : Nancy Meyers
배우 : Jack Nicholson, Daine Keaton, Keanu Reeves, Amanda Peet, Frances McDormand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나이 드는 게 두려울 때가 있어. 늙을까봐, 젊음을 잃을까봐. 물론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을 때도 있어. 지금처럼 혼란스럽지 않을 것 같아서, 내 노력들이 쌓여서 깊어져 있을 것 같아서. 그러고 보면 사실 두려운 건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야.

예전에 김성호가 부른 '웃는 여잔 다 이뻐'라는 노래가 있었지. 기억해? 이 노래 가사를 보며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었어. 지금도 유효한 생각이야 - 세상엔 조금 덜 예쁜 사람들도 있고, 조금 더 멋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 사람이 제일 예뻐보이는 때는 활짝 웃을 때라고 생각해. 나이 같은 건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지.

Erica Barry (Diane Keaton 분)가 Harry Sanborn (Jack Nicholson 분)과 만나서 친해지고 서로 좋아하며 벌이는 배드씬에서 혼자 박수를 치며 웃었어. 친한 사람과 먼 길을 가는데 그 사람을 위해서 손을 잡거나 그 사람은 싫은데 내 생각만으로 손을 잡거나 하지 않잖아. 서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서로가 즐겁기 때문에 손을 잡잖아. 그 장면이 그런 느낌이어서 말야.

재밌는 장면이 몇 개 있어. 위에서 이야기한 그 씬도 있고, Harry가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갈 때 Erica가 흰 돌이 가득한 병에다 검은 돌 하나를 넣어서 선물하는 장면, 병원에서의 Harry의 노출씬, Julian Mercer (Keanu Reeves 분)가 Erica에게 푹 빠져서 그녀가 하는 행동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나이에 대한 통념을 깨며) 보이는 장면, 나중에 이 과정들이 연극으로 만들어져서 연습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고나 할까?

Nancy Meyers 감독은 What Women Want 감독인데, 지난번에도 '나, 남자요-' 하는 배우인 Mel Gibson을 데리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더니, 이번는 Jack Nicholson이네 - 하긴 Jack Nicholson은 As Good As it Gets의 이미지가 연결되긴 해. 새로운 감정이 생겼는데, 그걸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다가 결국은 그 새로운 감정을 서투르게나마 인정하고 표현하는 캐릭터 말야.

Nancy Meyers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그러더라. 이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늙은 사람들의 로맨스 영화 (로맨틱 코미디)라고.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나이가 있겠어?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세개 반. 결말이 조금 상투적이긴 하지만, 그게 바로 이 영화가 여타 젊은 배우들이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와 다를 바 없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20040220 대한극장 by myself

(with nK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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