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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n Sydney/2004년 7월

진도 나가다

1
아침에 Jeffrey 아저씨가 집으로 오라고 했었다. 조금 늦게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저씨에게 전화가 왔다 - 안 올거냐고;;; 뭣 좀 가져갈 걸 준비하고 있었는데, 더 늦을 것 같아서 다음에 갖다 드리기로 하고 그냥 갔다. 오늘 간 목적은 work permission 신청하기 위해서.

city에서 해보니까 http://www.ecom.immi.gov.au 쪽으로도 잘 접속이 되어서 Jeffrey 아저씨에게 말씀드렸더니 아저씨 집에서 해보자고 해서 간 것. (오오- 친절한 Jeffrey 아저씨.)

해보니깐 잘 된다. 오오오- 아저씨가 자기 credit card 번호를 입력해주셔서 잘 신청하고, 신청서 넣은 것 프린트까지 해 주셨다. (알고보니 아저씨 이름 스펠링이 Jeffrey가 아니라 Geoffrey였다. 우움 -_-; )

2
신청하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다가 점심을 사주신다고 한다. Catherine 아주머니는 아침 일찍부터 일하고 살짝 늦은 점심에 도착하셨다. 아이들 William과 Vivian도 함께 점심 먹으러 출발 - 장소는 Homebush의 베트남 쌀국수집. (Vivian도 스펠링이 Vivien 아닌가 몰라;;; )

가니까 사람이 드글드글 하다. 역시 음식은 사람이 꽉 찬 음식점이 맛있다는 말을 하고, 맛을 보니 한국에서 먹었던 베트남 쌀국수와 맛이 비슷하다. 아- 원래 이런 맛이었구나. 바로 옆 집은 가격이 더 싼데도 파리를 날리고 있다. -o-

3
뭘 좀 가지러 다시 Geoffrey 아저씨 집으로 갔는데, John이 아저씨에게 구원요청 - 열쇠를 방에 두고 방문을 잠그고 나왔단다. -o- John의 구세주, John의 희망, John의 Genius인 Geoffrey 아저씨는 연장을 챙겨들고 John의 집에 가서 문을 따 주었다 - 방법이 없어서 문고리를 다 뺐다. 잠시 후에 아저씨는 집에서 예전에 쓰던 문고리를 가져와서 새로 설치까지 해주었다. 'John은 아저씨 없으면 어떻게 살까요?' 라는 농담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다. -o-

4
오오- 드디어 Grace를 만났다. 사실 몇 주 전, Tessie의 동생 Grace가 자기랑 살지 않겠냐고 제의를 했었다. 혼자 방 하나짜리 집에서 사는데 (Studio라고 부른다), 집도 옮기고 싶고, 자기 방을 가지고 싶은데 혼자서 얻기는 부담스러우니 방 2개짜리 구해서 같이 살자고 제의 했었다.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가까워지기도 했고 해서 그러자고 했었는데, 그 제의를 한 이후에 도통 만날 수가 없었던 것. 게다가 Grace가 이 이야기는 Tessie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해서 Tessie에게 Grace 전화번호를 물어볼 수도 없었지;;; 알고보니 Tessie에게는 이미 말 했다는 것이다. -o-

어쨌든, John이 잠든 틈을 타서 Tessie와 Grace 그리고 나는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방을 알아보았다. 막상 가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괜찮은 집들이 꽤 있다. 이것저것 적고 또 찾고 또 적고... 찾다가 이 집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도 찾게 되었는데, 'Tessie는 가까우면 맨날 우리집 오는 거 아냐?' 라고 농담하고 나도 '맨날 점심 싸러 와야겠네요-' 라고 받아주었다.-_-; 좋은 집을 구했으면 좋겠다.

사실 Tessie는 있던 사람이 나가니 - 그것도 나가서 자기 동생과 산다고 하니 마음이 복잡(?)할 것도 같은데 흔쾌히 도와줘서 참 고마웠다. ("큰 말썽 안부리고 슬슬 익숙해졌는데 나가면 또 다른 사람을 받아야 되고, 만약 한동안 못 받으면 그만큼 수입도 없으니 어쨌든 불안정한 상태가 되는" 마음과 "동생이 좀 더 나은 집을 찾고 있는데 도와줘야 되는" 마음이 합쳐지면 복잡할 것도 같은데 말이지.) 이번 주말에 찾아 나서자고 한다.

5
그나저나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예전에 Tessie가 '왜 유학생들은 city 내에 살려고만 할까. 방값도 비싸고, 불편하게 사는데...' 라고 이야기했던 것과 같은 생각. 몇가지 드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

'어차피 돈은 집에서 부쳐주니 최대한 편한 곳에서 살자'
'기차나 버스 타고 다닐 시간이 아깝다. 난 공부 하면서 일 하느라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많은 사람들과 좁은 집에서 어울리는 게 좋다. 매일 MT 온 기분 아닌가'

물론 100% 진심으로 하는 생각은 아니다-_-. (반은 농담) 그나저나 각종 호주 관련 다음 카페와 싸이월드 클럽, 그리고 호주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통해 방 세내고, 구하는 게시물들을 참 많이 봤는데 그리 싼 편은 아니었다. 물론 싼 것들도 많이 봤지만 그런 것들은 대체로 (내 기준에) 조건이 별로 좋지 않은 것들 (이를테면 방 1개에 4~5명 산다든지, 거실에서 3~4명 산다든지)의 경우였다. 싸긴 싸다 - city 내에서 $80 (per week, per person) 정도부터 구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게 생활이 가능한가? 아아아... 아무래도 이런 의심이 드는 나는 사람 득실거리는 곳에서 살 수 있는 사회적인 인간이 아닌가보다. -_-;

6
또 한가지 드는 의문 - 여기 오기 전에 다음 카페, 싸이월드 클럽 등에서 쉐어 구하는 요령에 대한 조언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았다.

'유학원에 물어보세요-'
'학교에서 기숙사를 제공하는지 물어보세요-'
'학교에서 게시물 붙여놓은 것들을 찾아보세요-'
'다음 카페나 호주 관련 한국 사이트들을 찾아보세요-'

내 의문은 바로 이런 것 - '만약 한국이라면 살 집, 살 방을 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부동산에 가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여기서 부동산에 가는 걸, 부동산에 전화 거는 걸 추천하지 않지? 왜?'.

포털 사이트의 부동산 관련 가보니까 정리도 매우 잘 되어있는 편이고, 거기 나와있는 것만 봐도 한참 볼 수 있던데 하물며 왜 거길 보라는 조언은 없었지? 혼자서 방 얻기는 부담스러우니 친구 1~2명 사귀기만 하면, 그런 사이트 찾아보면 종류별(^^)로 찾을 수 있던데, 왜 그런 걸 이용하라는 조언은 한번도 보지 못했을까. 왜?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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