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life in Sydney/2004년 7월

혼자 살기 연습

오전부터 비는 살금살금 내리고, Jeffrey 아저씨가 빗자루 살 게 있는데, 그냥 구경갈 겸 해서 따라갔다. Ashfield에 있는 한 warehouse. 큼지막하니 아주 크다.

몇몇 나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호주의 부러운 점 중의 하나는 뭐든지(?) 판다는 거다 - 그리고,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난 우리나라에서 (나만 관심없게 봐서 잘 몰랐는지 모르겠지만) 문짝(^^)을 사려면 어디서 사야하는지 모른다 - 게다가 문짝의 규격이 다 같은지 다른지도 모른다. 벽 모서리에 대는 나무판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좌변기 가격이 얼마인지 모른다. 사실 알 필요가 없지. 전혀 알 필요 없이 이제껏 잘 살았다.

호주는 (다른 몇몇 나라들처럼) 인건비가 비싸서 공산품들은 대체로 비싸지만, 대신 왠만한 건 종류별로 다 파니까 (그리고 그렇게 파는 건 비싸지 않은 것들도 있으니까) 자기가 원하면, 그리고 할 수 있으면 원하는 것들을 사다가 만들고 고치고 부수면 된다. 주5일제 근무에 정확한 근무시간이 지켜지기 때문에 가능한 면도 있고, 땅이 넓으니 비교적 집이 넓기 (물론 집 없는 사람도 많고, 좁은 집에 사는 사람도 많지. 당연히!) 때문일 수도 있고.

왜, 예전에 HP가 Hewlett과 Packard에 의해 차고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그 '차고 문화'란 것에 대해 참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벽에 칠이 벗겨졌을 때, 혹은 벽지가 더러워졌을 때, 자기가 직접 페인트를 사거나 벽지를 사서 직접 바르면 '그깟 돈 얼마한다고 수선 떠느냐'고 하지 않나. 여기는 반대로 사람을 불러서 그런 걸 하는 사람을 보고 '저 친구는 그런 것도 못하는구만' 이다. 문화와 그에 따른 환경이 다른 거지.


어찌 되었건 구경하고, 집에 오니 또 John와 Tessie, Missy가 사라졌다. 아무래도 내가 집을 비우기만을 기다리다가 내가 비우면 어디론가 얼른 나가는 모양. -o- (저녁에 Tessie에게 그 얘기 했더니, 막 웃으면서 타이밍이 안 맞을 뿐이라고, 그런 거 아니라고 한다. 흐... 하긴 내가 나갈 타이밍에 맞춰서 뭘 하거나, 나가거나 하는 면이 있다;;; )

오늘도 self paced가 있는 날. (알고 보니 self prac이라고 하지 않고 self paced라고 하네.) 학교에 갔더니 아무도 안 왔네. 혼자 하고 있으니 진영씨가 오고, 또 한명이 왔다 (이름을 모른다. 살짝 험상 궂은 듯 생겼지만, 사실은 유쾌한 것 같던데; -_-) 나눠준 수업 진행표를 보니 다다음주 prac과 self paced부터 슬슬 어려워 보인다. 준비 잘 해야지.

끝나고 집에 오니 나이스 타이밍 - 막 저녁을 먹으려고 한다. John이 스프를 끓였단다. 스프 제목은 모르겠는데, 그러니깐, 국물 많은 스파게티(-_-)라고나 할까 - 파스타 대신 마카로니를 넣은. 뭐 맛나네;;;


Cole, Woolworths, Officeworks, Target


오늘도 광고 전단지가 보이길래 집어 들었다. 대형 마트의 할인된 가격의 제품들은 한국보다 그리 비싸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대량(?)으로 사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겠지; 어쨌든, 이 곳 전단지들을 보며 나름대로 느낀 몇가지 특징이 있다. (물론 대형 (할인)마트에서 싸게 파는 것들이지, 그냥 파는 것들은 특징이고 뭐고 없다. 일단 비싸다고 보면 된다;;; )

첫째, 여러개를 동시에 사면 싸다. 예를 들면 아래 그림처럼 2L짜리 콜라(사이다)는 $2.52인데, 한꺼번에 3개를 사면 $4.98이다. 즉, 한병당 $0.89씩 할인. (그리고, 옆의 경우처럼 한개(여러개)를 사면 한개를 더 주는 것들도 간혹 있다.)

요건 Woolworths


둘째, 하나를 사면 유사한 제품 (혹은 같은 제품) 하나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제품이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Spy Kids 3 DVD title을 사면 Spy Kid 2 DVD title을 싸게 파는 것처럼. 뭐랄까, 재고정리 차원이 엿보인다고나 할까?

요건 Target


셋째, 특히 가구 (혹은 전자제품)들에 많은데, 패키지를 통째로 사면 싸다. 아래 그림을 보면 - 책상, 의자, 서랍 등등을 따로따로 사면 전체 합쳐서 $1255인데, 한꺼번에 다 사면 $1199다.

요건 Officeworks


넷째, Woolworths는 대놓고 싸게 파는 제품을 rollback이라고 홍보하고, Coles은 everyday low price라고 홍보한다. 즉, 자기네 매장에서 언제나 싼 걸 항상 마련해놓고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는 것.

요건 Woolworths


다섯째, 가격 표기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아래 사진처럼 $7.99, $49.99, $11.99 이런 식으로 표기하는 것. 계산할 때 1센트 단위는 5센트나 10센트로 반올림 된다. 즉, $99.99는 $100.00와 같고 $199.97는 $200.00와 같다 - 게다가 센트 단위는 작게 표기. 뭐, 전통적인(?) 방법.

요건 Coles


그 외 #1 - FlyBuys라는 포인트 제도가 있는데, 카드를 만든 뒤 물건 사면 포인트가 쌓인다. 모인 포인트로 비행기 티켓을 살 수 있는 것. 악착같이 모으지 않고서는 사실 거의 쓸모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에도 얼마나 많은 포인트 제도가 있는가;;; (아, 내 경우엔 유일한 예외가 1가지 있다. 여기 오기 전에 OK Cashbag 포인트는 참 요긴하게 썼다. ^^)

여러 곳에서 적립 가능하다


그 외 #2 - (비정기적으로) 할인된 전자제품 가격은 한국보다 그리 비싸지 않다는 느낌. 오기 전에 한국보다 많이 비싸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꼭 사고 싶은 모델을 정한 게 아니라면 한국과 비슷한 가격에 - 혹은 오히려 조금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 노트북은 HP 제품이고, 사양은 Intel Celeron 2.8GHz, 256MB RAM, 40GB HDD, 3.5" FDD, 15" XGA, CD-ROM, 56k modem, 10/100 LAN, 5-in-1 memory card reader, Windows XP Pro인데 가격은 $1499. 이 제품은 딱 한가지 DVD-Combo가 아니라 CD-ROM인게 걸리긴 하지만 예전에 봤던 다른 할인 모델은 DVD-Combo인데 비슷한 가격이었다.

요건 Officeworks


그리고 #1 - 기술의 발전이 비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 상품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Sony DVD Digital Handycam. 내가 대략 7년 전에 Digital Camcorder를 샀었는데, 그 때가 막 보급형 Digital Camcorder와 DV 포멧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그로부터 7년 후 - 이젠 6mm 테입 따위는 쓰지 않는 DVD Digital Camcorder가 나오고 있다.

DVD Digital Handycam


그리고 #2 - 여러 전단지를 동시에 보고 있으면 딱 비교가 되는 것들이 있는데, 오늘 눈에 띄인 건 iPod 15GB (내가 iPod를 써보지 않아서 몇세대 모델인지는 모르겠다.). Officeworks에서는 $449에 파는데, Target에서는 iPod에 FM Tunecaster, neoprene case, Speaker cable까지 포함하여 $449에 판다. 이렇게 비교가 된단 말이지.

iPod 15GB




추가) 우리나라 좌변기 가격? 10만원 미만인가 보다.

'my life in Sydney > 2004년 7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주 한잔  (0) 2004.07.26
진도 나가다  (0) 2004.07.25
same nationality  (0) 2004.07.23
So, What's Average?  (0) 2004.07.22
step by step  (0) 200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