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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n Sydney/2004년 7월

step by step

오늘은 prac이 있는 날. 학교에 가니 Ryan이 와 있다. 보통(?) - 여기저기서 들은 바로는 젊은 호주 사람들은 대체로 무뚝뚝한 편이라고 한다. 물론 외국인들에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말이 잘 안통하는 동양인들에게...겠지.) 그런데, Ryan은 이야기하면 잘 웃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런다. 아, 이번 semester의 내 (group) prac mate인 Ryan, Michael (물론 진영씨도)은 크게 활발하진 않지만 진지한 편.

오죽하면 - 진영씨가 아는 동생이 여기 다른 클래스에 다니는 것 같던데, 그 동생이 prac 시간에 슬쩍 보더니 진영씨에게 '여기는 되게 조용하네요?' 라고 하니까 진영씨 왈, '응. 우리는 항상 진지모드야.' 라고 한다. -o-

그래도 첫주 (지난주)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편. 슬쩍슬쩍 서로 물어보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고 짧게나마 의견도 이야기하고. 이번주 prac의 자체평가를 내리자면 - Michael이 제일 진지 & 침착, Ryan은 도중에 살짝 헤맴, 진영씨는 섬세함 부족 그러나 빠름, 나는 종종 한 과정을 빼먹는 실수를 저지름... 정도? :)

사실 prac 시간에 하는 게 그리 대단한 것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console 만지는 법, signal이 흐르는 방향 등을 숙지하고, 최종적으로 mixing 하는 걸 테스트 받는 게 이번 semester의 목표니까. 그래도 여기 오길 잘 했다고 생각이 드는 건, 왜 그렇게 되는지 차근차근 이유를 배워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 특히나 prac을 하고, 수업을 듣다 보면 하나둘씩 궁금증이 풀리기도 하고, 하나둘씩 궁금한 게 생기기도 한다.

좀 빗나간 이야기지만, 며칠전 한국 잡지를 읽다가 '최근, 우리나라 연예인들은 대체로 부잣집 출신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래, 환경이 중요한 건 당연히 맞는 이야기다. 자기 방에 console을 살 수 있는 형편이 된다고 해서 (그래서 그걸 샀다고 해서) 자동으로 음향적, 음악적 시도들을 해나가며 잘 알게 되는 건 아니지만, 노력하면 분명 자기만의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 보다는 더 정확하고 분명하게 자기 것으로 체득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니까.

수업 끝나고 집에 와서 잠깐 TV를 보는데, Discovery Channel에서 '인체의 신비' 뭐 이런 주제의 프로를 하던데, 몇십미터나 되는 숯불(?)더미를 맨발로 걸어도 괜찮은 이유로 시작해서, 각종 신흥종교에서 자행하고 있는(방송에서는 인도였다) - 물리적, 화학적 지식을 이용해 기적 아닌 기적을 만들어 내 사람을 모아 돈벌이를 하는 걸 막기 위한 교수진들의 이야기, 차력(^^) 등을 통해 어디까지가 기술적 연마에 의한 것이고, 어디까지가 실제 정신이 신체에 영향을 주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차근차근 보고 있노라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그러게,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선배들이 vision과 관련된 연구를 할 때 굉장히 신기해 했었지 - 동영상 신호를 받아서 그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알 수 있을까 신기해 했었다. 며칠 전 수업 받다가 새삼 '대단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게 스피커는 하나의 진동판을 통해 수많은 소리들 (수많은 음색을 동시에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어떻게 사람들은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도 그 안에서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를 찾아내서 인식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살고 있다는 것,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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