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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이 버린 도시, 아이들의 갱 히스토리, 시티 오브 갓 aka Cidade De Deus, City Of God 영화는 소비된다.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소비되어야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고, 진실이든 거짓이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 심지어 비난받기 위해서도 영화는 일단 소비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영화잡지에 실린 평들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걸 보고 의아했다. 그 영화평들은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이 영화는 '시네마 노보'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않고 있다", "실화의 탈을 쓴 거짓일 뿐이다", "폭력을 성찰한다는 구실 아래의 폭력 묘사도 폭력을 소비하는 역설일 뿐이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는 그 평을 쓴 이들이 이 영화에 들이대는 잣대가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모든 실화.. 더보기
Corpse Bride - 저승에서 만난, 저승으로 보낸 aka 유령 신부 여전히 팀 버튼 (Tim Burton) 감독의 세계에서는 현실은 차갑고 단조로우며, 비현실은 따뜻하고 화려하다. 예전 팀 버튼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비주얼이었지만, 뭐랄까 예전보다는 조금 더 둥글둥글해진 느낌이다.*1 대니 엘프먼 (Danny Elfman)의 음악은 점점 더 세련되어가는 느낌이지만, 그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 점점 둥글둥글해지는 팀 버튼처럼 그의 음악도 개성 가득한 사운드에서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변화해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느낌이 더 좋다. 아쉽기는 했지만 영화는 여전히 '팀 버튼'표였다. 죽은 자들과 산 자들이 만나는 장면은 따뜻했고, 죽은 자들이 신입생인 빅터를 받아들이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유쾌했다. "sounds creep.. 더보기
사운드 :: Elephant aka 엘리펀트 이 영화가 막 나왔을 때, 내가 기억하는 평들*1은 대체로 "그저 학교의 아이들을 보여주기만 한다", "감독이 판단을 멈추고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한다"와 같은 것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위의 평에 조금 덧붙이자면 '감독은 학교를 보여주고 들려준다'. 영화는 여러 아이들의 시선을 빌려 차근차근 학교를 보여준다. 또한 카메라는 단지 시각적인 관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별도의 마이크의 힘을 빌려) 학교에서 들을 수 있는 가능한 많은 소리를 함께 들려주려 노력한다. 학교의 복도, 식당, 주방, 화장실, 교실, 특별활동실, 도서관 그리고 교정 등 카메라와 마이크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든 곳의 작은 소리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것처럼 학교를 샅샅이 훓어 나간다. 이 때 촬영 후 추가로 덧입.. 더보기
The Constant Gardener - 영화와 현실 aka 콘스탄트 가드너 영화 *1을 만든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Fernando Meirelles)가 감독을 했다. 영화는 2000년도에 발표된 존 르 카레 (John Le Carre)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고 한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언제 어떤 맥락으로 말했는지 전혀 모르지만 이 감독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아래 씨네21 기사 참조). "문제를 아는 것과 그에 대한 감정이입이 해결의 첫걸음"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수많은 문제들이 있고, 그것들은 점차 엉키고 설켜서 이상한 또아리를 이루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의 그것처럼 우리는 현대 사회의 문제란 풀기 어렵고 복잡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어. 세상은 이미 모든 사람의 꿈 속에 하나씩 존.. 더보기
사운드 :: 무극 aka 無極, The Promise, Master Of The Crimson Armor 아니, 도대체 이 영화는 무엇이더냐. 아아- 제작비가 3천만달러가 쓰였다는데... 하긴 제작비가 많이 들어 좋은 영화가 나온다는 보장만 있다면 그게 이상한 거겠지. 중국 흥행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한다고 하는데,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이 영화가 골든글러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에도 노미네이트 되었다니... 다시 한번 놀래준다. 그렇지만 색감*1 하나는 인정. 클라우스 바델트 (Klaus Badelt)의 음악은 생각외로 동양적이었다. 물론 나 같은 대작 영화들의 메인 테마*2들이 하나둘씩 비슷해져 갈 때부터 많은 테마들은 사실 동양적인 멜로디를 차용했다고 생각해오긴 했지만. 그나저나 이번 클라우스 바델트의 음악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