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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talk about movie

신이 버린 도시, 아이들의 갱 히스토리, 시티 오브 갓

aka Cidade De Deus, City Of God

영화는 소비된다.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소비되어야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고, 진실이든 거짓이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 심지어 비난받기 위해서도 영화는 일단 소비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영화잡지에 실린 평들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걸 보고 의아했다. 그 영화평들은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이 영화는 '시네마 노보'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않고 있다", "실화의 탈을 쓴 거짓일 뿐이다", "폭력을 성찰한다는 구실 아래의 폭력 묘사도 폭력을 소비하는 역설일 뿐이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는 그 평을 쓴 이들이 이 영화에 들이대는 잣대가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모든 실화를 주장하는 이야기들은 단지 그들이 실화라고 '주장'할 뿐이다. 자서전이나 특히 자전적 소설은 누군가의 시점으로 쓰여진 글일 뿐이다. "시네마 노보" 어쩌고 하는 것은 감독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론가들 사이의 의견 차이일 뿐인데, 시네마 노보를 계승하지 않았다고 영화를 깎아내릴 필요는 당연히 없는 것이고 (혹시 감독이 대놓고 했었다면 다른 얘기가 되겠지만). 폭력에 대한 이야기 역시 그렇다. 이 영화가 만들어 낸 이의 의사와는 별 상관없이 "역대 최고의 액션 스릴러"라고 광고하며 자극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영화의 빠른 편집과 역동적인 카메라워크, 폭력성이 적극적으로 소비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영화가 관객을 대상으로 간교한 유혹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까? 그건 것들은 이 영화가 소비되고 있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지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난 이 영화가 별다른 판단없이, 회고를 빙자하며 호흡을 멈추고 특별한 감정을 자극하는 장면 없이, 미래에 대한 한점의 희망 없이 영화를 진행시키고 끝낸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무척 좋았고.

사운드트랙도 매우 좋은데, 다른 매체에서 많이 언급되지 않아서 아쉽다. 사운드트랙은 안토니우 핀투 주니어 (Anto^nio Pinto Junior)와 에지 코르테스 (Ed Co^rtez)가 담당. 브라질 하면 생각나는 삼바나 보사노바 등과는 거리가 먼 펑키한 사운드와 현대적인 편곡들이 인상적이다.

이 감독의 다음 작품 <콘스탄트 가드너 (The Constant Gardener)>도 좋았다.

스필버그 영화 제목을 따르자면, "Watch It, If You Can".

관련 링크

씨네 21 <시티 오브 갓> 탄생비화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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