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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small talk

잡담: 씨네21 600호 (창간 12주년 기념호)를 읽고 1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중 정성일과의 인터뷰 ①, ②를 보며 느끼는 건데, 정성일은 그렇게 뼈속까지 씨네필이면서도 영화라는 매체를 현실 자체나 문학의 수단으로만 보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자기가 잘 하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어설프게 평하는 것 보다는 낫다. 즉, 이건 정성일의 잘못이나 부족이 아니다. 평론에 미적(시각적)인 분석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음향/음악에 대한 분석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사용된 음향과 음악에 대해서도 에이젠슈타인의 몽타쥬에 대한 언급만큼이나 자주 시도되고 분석, 설명되었으면 좋겠다. 2 위에서 말했듯이 정성일 인터뷰를 보면서 '사실 평론가 정성일은 영화를 영화가 아닌 것으로 해석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게 그리 긍정적인 느낌이 아니었다. 신.. 더보기
짧게: 플루토에서 아침을 aka Breakfast on Pluto 우선, 패트릭 '키튼' 브랜든은 '그'일까요, '그녀'일까요? 젠더 (gender)로 보자면 그는 틀림없는 여성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버려졌고, 아일랜드 안에서 드랙 퀸의 생활을 하며 가족의 일원으로 편입되지 못하는 삶을 살았던 그녀는 분명 여러가지를 상징하는 인물이죠. 심지어 그녀는 아일랜드의 정치적 현실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영국과 아일랜드가 대치하는 현실은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녀도 그런 현실에 굴복하거나 도망치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죠. 어렸을 적 양어머니가 여자 흉내를 내는 그녀를 두들겨 패도, IRA가 그녀를 죽이려고 구덩이 속의 그녀에게 총을 들이밀어도, 영국 형사가 취조실에서.. 더보기
영화 묵공 잡담 aka 墨攻, Battle of Wits - (묵공 홈페이지에 의하면) 묵가 사상은 기원전 5세기, 춘추 전국 시대 말 사상가 묵가에 의해 창시되었다고 한다. 침략 전쟁을 비난하는 '비공'이라는 사상을 내세워 약소국을 위협하는 강대국에 맞서 평화를 지켰다고 하고, 이 때 전투에 나섰던 묵가군을 묵수라고 불렸다고 한다. 묵공은 이들이 보다 공격적인 지략을 사용하여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는 거을 의미한다고. - 고등학교 때 배운 것도 같지만 지금 묵가 사상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찾아 보니 상현(尙賢), 상동(尙同), 겸애(兼愛), 비공(非攻), 절용(節用), 절장(節葬), 천지(天志), 비락(非樂), 명귀(明鬼), 비명(非命) 등 10론(論)을 주장했다고 한다. - 조금 아쉬웠다. 영화를 보.. 더보기
짧게: 복면달호 설날에 를 봤다. - 전형적인 설날 영화다. 이경규가 제작을 해서 캐스팅부터 난관에 부딪혔다고 하던데 이해가 될 뻔 하다가 오히려 갸우뚱했다. 그럼 황금 시즌인 설날엔 어떻게 개봉할 수 있었던 거지? - 영화는 복면을 쓴 주인공 달호 역을 맡은 차태현의 이미지처럼 그냥 쉽게 쉽게 흘러간다. 그렇다고 미끄럽게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덜컹거리면서. 그것도 아주 전형적인 신파와 주인공의 얕은 고민과 함께. 그래도 설날 영화인데, 뭘. 이런 영화도 있을 수 있지. - 숙적 트로트 가수 나태송의 캐스팅은 흥미로웠으나 뚜렷한 활약 없이 영화가 끝나 참 아쉬웠다. 태준아도 뭔가 할 것처럼 나오지만 그냥 맥없이 사라지고. 그런데, 마지막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의 영상은 뭘까. 그런 게 이슈가 되리라 생각한 걸까? 이경규.. 더보기
짧게: 절반 (~14회)까지 보고 난 후의 하얀거탑 여기저기 원작과의 관계라든지 등장인물의 성격에 관한 글들은 많기 때문에 이것저것 생략하고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만. 하나 이 드라마의 음악은 그야 말로 꽝이다. 작곡이나 편곡의 문제가 아니라 그 쓰임새가 엉망이다. 원래 사운드트랙이란 게 영상이 주는 힘을 극대화하거나 영상 이외에 추가로 의미들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 드라마의 사운드트랙의 쓰임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이다. 솔직히 인물의 테마도 아니고 특정한 상황에만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도 두 세 개의 곡을 끊임없이 재활용하며 사용하는 건 그렇다 쳐도, 한두 번도 아니고 극의 흐름과 정반대로 사용되거나 극의 흐름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준으로 사용된 음악에 대해서는 차마 다 이야기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몇몇 사례를 적으려다가 패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