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vely cinema/small talk

잡담: 씨네21 600호 (창간 12주년 기념호)를 읽고

1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중 정성일과의 인터뷰 , 를 보며 느끼는 건데, 정성일은 그렇게 뼈속까지 씨네필이면서도 영화라는 매체를 현실 자체나 문학의 수단으로만 보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자기가 잘 하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어설프게 평하는 것 보다는 낫다. 즉, 이건 정성일의 잘못이나 부족이 아니다. 평론에 미적(시각적)인 분석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음향/음악에 대한 분석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사용된 음향과 음악에 대해서도 에이젠슈타인의 몽타쥬에 대한 언급만큼이나 자주 시도되고 분석, 설명되었으면 좋겠다.

2

위에서 말했듯이 정성일 인터뷰를 보면서 '사실 평론가 정성일은 영화를 영화가 아닌 것으로 해석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게 그리 긍정적인 느낌이 아니었다. 신기하게도 602호의 이창동 감독 인터뷰를 보면서도 '이창동 감독도 역시 영화를 영화 자체로 인정하지는 않는구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엔 그게 이해가 됐다.

진정성의 차이를 글로만 읽고 판단할 수 없는데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게 스스로 신기했다. 전직 소설가와 감독 워너비의 차이일 수도 있고,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직접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만들어진 영화에 대해 의견을 붙이는 평론가라는 직업적 차이가 주는 뉘앙스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어쨌거나 <밀양> 기대 중-

3

김영진은 사실 지금도 김영진 기자라고 불리지 않나? 필드에 있는 사람들은 교수님으로 부르는 걸까? ^^ 그나저나 비교적 소속(?)이 분명한 사람이 이렇게 다른 잡지의 인터뷰를 하는 건 재밌다. 요즘 말로 하면 매쉬업;

4

씨네21은 정성일이 필진으로 참여하는 '전영객잔'과 '김혜리가 만난 사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두 코너다) 등 밀착과 분석을 통한 구구절절한 글들이 특징이고, 필름2.0은 개인적으로 품을 들여 찾아보면 어설프게 모을 수 있는 사건과 연보들을 한눈에 알아보게 정리하는 지식형 기획기사가 특징이다. 그런 면에서 두 잡지는 서로 차별되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5

씨네21의 사진찍는 분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누군지도 모르지만), 내게 그 동안 씨네21에 나왔던 사진들은 정말 어색했다. 분명 내가 아는 배우인데 너무나 낯선 느낌. 좋게 말하면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 배우가 인기를 얻는 매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 사진에 대해 쥐뿔도 모르지만 내가 받는 느낌으로는 적어도 예쁘게 찍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6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예전의 씨네21에 처음 양담배 - 정확하게는 일본 담배였던 걸로 기억한다 - 광고가 실렸을 때 작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많은 영화 잡지들이 폐간되는 와중에도 '살아남아줘서 고맙'기 때문인 걸까? 혹은 내 기억이 통째로 잘못되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누구야, (어떤 쪽으로든) 내 기억을 조작하는 사람이!

6

아, 씨네21의 창간 12주년을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멋진 내용 많이 보여주세요~ :D

'lovely cinema > small talk'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8-08 코드네임 Cloverfield  (0) 2007.07.28
짧게: 스파이더맨 3  (2) 2007.05.15
짧게: 플루토에서 아침을  (0) 2007.04.08
영화 묵공 잡담  (0) 2007.03.02
짧게: 복면달호  (8) 2007.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