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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The Lord of the Rings: The Return of the King

The Lord of the Rings: The Return of the King



감독 : Peter Jackson
주연 : Elijah Wood, Sean Astin, Andy Serkis, Ian McKellen, Viggo Mortensen, Orlando Bloom

반지의 제왕 3 : 왕의 귀환.

3부작을 마무리하는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역시 Frodo (Elijah Wood 분)과 Sam (Sean Astin 분), 그리고 Gollum/Smeagol (Andy Serkis 분) 이라고 생각해. 물론 반지원정대가 떠난 이후로 모든 인물들이 나름의 캐릭터를 부여받고 역할에 충실했지만 말야.

여러 극적인 요소는 사실 J.R.R. Tolkien의 원작소설에 있기 때문에 굳이 언급을 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언급을 하기도 했고) 이 3번째 영화를 보고 난 후 한가지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성장영화' 라는 코드야.

오히려 Aragorn (Viggo Mortensen 분)과 Arwen (Liv Tyler 분)은 싸워야 할 개인적인, 공적인 이유도 가지고 있고, Gimli (John Rhys-Davies 분)나 Legolas (Orlando Bloom 분) 등도 성격적으로나 신분적으로나 그럴거야...라는 공감이 있는데, Sam과 Frodo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

Frodo는 덩치도 작고, 힘도 없는 호빗일 뿐인데, 그리고 스스로 반지의 힘을 이겨내지도 못하고 맨날 괴로워하는데 왜 기를 쓰고 반지를 가져가는 것일까... 그리고 Sam은 Frodo에게 매번 구박 받으면서도 그를 극진히 위할까... 하는 생각들이 '성장영화'의 코드로 읽혀지니까 끄덕끄덕 해졌다는 뜻이야.

살면서 꼭 지나가야만 하는 과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유년시절, 청소년시절인 것 같아. 그리고, 그 시절엔 든든한 친구가 있지. 가족도 애인도 스승도 아닌 친구가 말야 !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 어떤 이들은 (피터팬 컴플랙스 혹은 키덜트라고 불리듯) 어른이 되고 싶어하지 않고, 어른이 되지 않은 상태로 살아가고 있긴 하지만, 그들 역시 육체적인 나이는 먹고, 나이 들면 죽는 것까지 벗어날 수는 없으니까.

그 혼란기를, 어른이 되어가는 그 혼란기를 너무 쉽게 지나친 사람들은 후에 자신에게 그러한 시기가 없었다는 걸 안타까워하고, 너무 힘들게 겪은 사람들은 그 시기가 고통스럽겠지. 그렇지만 분명한 건 누구도 아무리 쉽게 그 과정을 겪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나름대로는 참 많이 힘들었을 거란 뜻이야. 오히려 지나고 나니 아름답게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을 것도 같고 - 기억은 감정에 따라 다르게 남겨지기 쉬우니.

Frodo가 내던진 그 반지는 말 그대로 절대반지였다는 뜻이야. 자기의 의지대로만, 자신의 뜻대로만 세상을 살고, 현실을 도피하게도 만드는 힘. 복잡한 세상에서 어른으로 산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그 힘 - 누군가에게는 순수하고 강력한 능력으로 보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정말 철없이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이 되는 그런 힘 말야. 땅을 밟지 않고 어떻게 현실에서 살 수가 있겠어.

사실 The Lord of the Rings는 많은 의미로 읽힐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기도 해. 이 작품이 작가 스스로 거대하고도 완벽한 세계관을 구축했으면서도, 독자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시키는 판타지 문학의 집대성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겠지.

사실 난 Matrix 3부작을 보고 난 사람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썰렁해서 의아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돼. The Lord of the Rings에 대한 반응이 너무 열렬한 것도 조금 의아스럽지만 역시 이해가 되고. 그 이유는 평상시에 종종 하는 말인데, "소설은 백년 이상이 되어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다."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아. 물론 '백년'이라는 말은 상징적인 거지. 사실 Matrix의 현대적 감각의 mixing 혹은 crossover가 주는 무게감과 (판타지 소설의) 고전이 주는 무게감은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야. (그러고 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지의 제왕'이 아니라 '반지전쟁'으로 번역되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다 바뀌었네.)

Peter Jackson 감독은 3편의 The Lord of the Rings에 모두 나왔다고 하는데 (물론 uncredited 라고 해.) 한번도 찾지 못했어. 이번에도 물론 찾지 못했고. 아마 어디에 나오는지 알려줘도 못찾지 않을까 싶어.

사람들이 라스트 30여분이 지루하다고 하던데, 난 3부작이 끝나가는 게 아쉬웠던 모양인지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어. 3부작을 끝내는 감독의 아쉬운 마음도 이해가 되고. 아, 생각난 김에 다시 한번 Peter Jackson 만세~.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네개 반.

20040114 주공공이 by myself




(with nK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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