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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실미도

실미도


감독 : 강우석
배우 : 설경구, 정재영, 강신일, 안성기, 허준호, 임원희, 강성진

'박정희의 모가지를 따러' 31명의 무장공비가 청와대로 침투한 사건이 있었대.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1.21 김신조 사건'은 불발되고, 박정희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받아주기로 했나봐. 바로 사회 부적응자들을 끌어다 모아 684부대를 만들었대. 목적은 역시나 '김일성 모가지를 따오는 것'이었지.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이 있잖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어느 정도 이러한 심리가 있다고 생각해. 남과 구분되고 싶고, 내 존재를 알리고 싶고,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알고 싶은 욕구들. 684부대원들도 아마 그런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싶어. 당연히 - 물론 정도의 차이가 다르지. 그들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으니까.

어찌되었건 그들이 역사의 희생자인 건 분명하다고 생각해. 불쌍한 사람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보상받았으면 좋겠어.

강우석 감독은 여러 모로 강제규 감독과 비교가 되는데,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아. (연출 스타일로만 본다면) 강우석 감독은 우직하고, 강제규 감독은 섬세하다고 할까? (물론 둘 다 영악한 상업영화 감독인 건 분명한 거고.)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요즘 나오는 영화 치고 화면이 좀 허술한 것 아닌가, 이야기 전개가 단순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 그런데, 관객 1000만을 넘길 줄이야.

그는 규모에 집착하지도 않고, 요즘 충무로의 유행(이라면 유행일 수 있는)인 '웰메이드' 영화를 지향하지도 않는단 말이지. 헐리우드 스타일에 집착하지도 않고 말야. 실미도, 공공의 적, 생과부 위자료 청구 소송, 마누라 죽이기, 투캅스 등등 최근 그의 영화들을 봐도 세련된 영화는 찾아볼 수 없잖아. 그는 중요한 건 스타일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두개 반. 사실 나라가 작아서 들썩들썩 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해.

20040117 대한극장 with min, worldhun, 상준

(with nK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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