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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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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John McTiernan
배우 : John Travolta, Connie Nielsen, Samuel L. Jackson

베이직.

군대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남자들은 갑자기 허풍모드로 돌변한다지? 휴전선도 다 자기가 지키고, 공수훈련도 몇차례씩 받고, 간첩도 잡아본 적 있고 말야. 그런데 나는 마땅히 자랑할 게 별로 없더라구. 물론 재밌는 일들도 X같은 경우도 많았지만 그냥 소소한 일들 뿐이지.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잖아?

물론 기본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정서들이 깔려있는 건 사실이지. '상명하복'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 말도 안되는 일들을 많이 시키는데 무조건 들어야 하니. 아, 그러고 보니 다른 사회도 대체로 마찬가지인가?

군대에서는 이상하게 - 아니 당연하게 거짓말들이 많이 생겨. 내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윗사람을 위해서 아랫사람에게 덮어 씌우기도 하고, 나 살자고 윗사람을 엿먹이는 경우도 있고 말야. 시스템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그 시스템에 얹혀서 가면 괜찮을 거라는 발상인 것 같아. 시스템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 안을 구성하는 건 역시 사람이라는 걸,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게 아이러니 하게도 군대라는 거지.

사실 이 영화는 아쉬운데, 폐쇄적인 사회에서 썩어빠진 사람들이 벌이는 음모와 이를 해쳐나가는 외인부대에 관한 이야기라면 좀 더 긴박감 넘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어째 별로 그러지를 못하더라고.

사실 꼬아도 너무 꼬았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숨가쁘게 가긴 가는데, 보는 입장에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틈도 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사실들을 보여주고,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사실들이 사실은 트릭이었다면서 뒤집어버리니 고분고분 보는 수 밖에. 음모와 배신을 다루는 영화라면 자고로 관객과의 머리싸움이 중요한데 말이야.

Usual Suspect나 Six Senses, The Others를 보면 치밀하게 준비했다가 한번에 터트리잖아. 그런데 이건 호떡 뒤집듯이 주기적으로 반전이랍시고 보여주니 맥이 빠질 수 밖에. 보여줄 걸 너무 많이 준비해서 오히려 산만해져버린 영화라고나 할까? 그런면에서 보면 John McTiernan은 한정된 장소, 한정된 자원을 바탕으로 한 액션물에서 더 기발함을 보이는 듯 해.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두개. 영화 제목처럼 기본에 충실했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네.

20040206 Using GOM Player by myself

(with nK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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