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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small talk

수퍼맨 리턴즈 잡담

aka superman Returns, 슈퍼맨 리턴즈

어쨌든 컴백!

1 얼마 전에 왜 돌아온 슈퍼맨을 수퍼맨이라 표기하는지 궁금해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검색 문제 때문이라는 이유로 잠정 확정. (물론 내 맘대로 결정.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른 이유가 없다.)

2 몇몇 사이트의 글과 잡지의 기사들을 읽었는데 의견이 대체로 비슷하다. '슈퍼 히어로의 시대, 코믹스의 시대를 연 슈퍼 히어로'이면서도 여느 다른 슈퍼 히어로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언급이 그 중 하나이다.

바로 그 분이라는 거지

3 예를 들면 스파이더맨/피터 파커, 배트맨/브루스 웨인의 경우엔 정체성의 본질은 평범(?)한 인간 파커와 웨인이면서 쫄쫄이 스판덱스 속 영웅이 꾸민 모습인데 반해, 슈퍼맨은 잡지사에서 일하는 클라크 켄트가 꾸민 모습이고 수퍼맨이 본인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4 더군다나 슈퍼맨은 돌연변이도 아니고, 특별한 요인 때문에 갑자기 능력을 부여받은 것도 아닌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슈퍼 영웅, 즉 완벽한 신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도 역시 그렇다. (크립토나이트라는 약점은 영화를 흥겹게 하기 위한 설정일 뿐이다. 그게 없다면 무슨 이야기가 되겠는가.)

5 역시 오랫동안 성공한 시리즈여서 그런지 갖다 붙일 수 있는 말들도 많은 듯 싶다. '사실 슈퍼맨은 이민자로 이루어진 꿈의 나라 미국에 사는 모든 이민자들을 대표한다는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었다. 물론 말도 되고. 그렇다면, 슈퍼맨은 역시 미국을 움직이는 (심지어 별다른 제재없이 전쟁도 일으키고 있는) 유태인들의 그 분, '오 마이 갓'의 그 분이 맞단 말인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슈퍼맨은 게이'라는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은 나름대로 똑똑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6 (하지만) 보면서 "사실은 브라이언 싱어 자신이 아버지에게 듣고 싶어했던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대사가 있었다. "슈퍼맨을 리메이크 하고 싶은 마음은 바로 이 대사로부터 시작된 게 아닐까?" 했던 대사. 바로 슈퍼맨이 아들에게 하는 말. (<슈퍼맨 1>에서도 나오는 대사이다.)

You will be different. Sometimes you will feel like an outcast, but you will never be alone. You will make my strength your own. You will see my life through your eyes, as your life will be seen through mine. The son becomes the father, and the father becomes the son.

넌 그들과 다를거야. 때로 넌 쫒겨난 사람같은 느낌이 들테지만, 넌 절대 혼자가 아니야. 넌 내 힘을 네 것으로 만들테니까. 넌 네 눈으로 내 세상을 보고, 난 내 눈으로 네 삶을 바라볼 테니까.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는 아들이 되는 거야.

솔직히 난 부모와 자식이라는 테마에 조금 예민한 게 사실이다. 길게 표현되든 스쳐 지나가든 관계없이 마음이 저리고 기억에 남는다.

지켜보고 있다

7 영화는 오버하지 않고 돌아온 슈퍼맨을 평범하게 그렸다. 영웅의 귀환을 담은 첫 영화이기 때문인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취향 때문인지 액션 영화보다는 멜로 영화에 가까웠다. 제목을 다시 붙이자면 <수퍼맨, 옛 애인을 잊지 못하다. Superman Who Never Forget His Ex-Girlfriend> (부제는 <스토커 수퍼맨 Stalker Superman>)

8 음악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단짝 존 오트맨이 맡았지만, 영화 시작 때 존 윌리엄스의 오리지날 주제가는 확실하게 재현시켜준다. 확실한 팬 서비스. (그나저나 존 오트맨은 편집까지 겸하고 있다. 대단대단.) <슈퍼맨>의 테마는 <스타워즈>의 그것과 항상 헷갈리는, 거의 어버이 은혜스승의 은혜가 헷갈리는 것과 같은 수준인데, 영화의 첫부분을 보면서 <스타워즈>의 오프닝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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