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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small talk

짝패 잡담


액션

- (영화를 만들게 된 여러가지 강력한 동기들이 있겠지만) 두 제작자 및 주연배우가 어느 인터뷰에서 '미국의 비디오 대여점에 가면 홍콩과 일본의 액션물 DVD가 꼽혀있는 걸 봤다. 한국 영화는 없어서 속상했다'고 했단다. 그런데, 영화를 본 후 '기왕 보여줄 거, 조금만 더 보여주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많은 사람들이 타란티노의 <킬빌>과 유사하다고 말하는데 그 말들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동시에 그건 류승완 감독이 감수해야 할 몫인 것 같다.어쨌든 타란티노 때문에 쇼브라더스 영화들이 요즘 사람들에게 재조명된 건 사실이니까. (새삼 타란티노의 대단함이 느껴진다. 그게 쇼맨쉽이든 기획력이든 연출력이든간에.)

- 촬영 초에 류승완이 십자인대 끊어졌다고 하던데 액션씬을 보면 정두홍의 액션 분량이 조금 더 많고 고난도인 듯 하다. (무술감독이니 당연한가?)

충청도

- 이범수가 연기한 필호의 능글맞은 충청도 사투리 섞인 대사들과 표정들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이런 부분이 없었다면 영화는 훨씬 덜 재밌어졌을 것이다.

- 그런데, 왜 온성이란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했을까? 두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첫째, 시사적인 뉘앙스를 최대한 배재하고 액션에 몰입하기 위해서. 둘째, 실제 지명을 사용하면 그 도시 충청도 어른들에게 깡패영화 만들었다고 혼날까봐. (류승완 감독은 충청도 온양 출신)

기타

- 음악 분위기가 적절하다 싶었는데 크레딧을 보니 방준석 작품. 그러나, '사생결단 - 리쌍' 과 같은 인기를 '짝패 - 다이나믹 듀오'가 내주지 못했다. (예산이 적어서 홍보를 못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 <짝패>는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이다. 이런 영화는 젊은 애들이 봐줘야 흥행이 좀 될텐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어쩔 수 없었나 보다. (비디오 시장에 풀리면 나아질 생각을 한 것일까?)

- 그러나, 류승완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저도 옛날에 18세 영화 걍 쌩까고 들어가서 봤어요... 뭘 그런 걸 가지고 이 험한 세상 어찌 살아갈려고..." 이 말에 어느 정도 동감한다. 나 역시 그랬고.

- 참고: 류승완 감독의 영화에 류승완이 직접 출연하면 '유석환'이란 이름을, 류승범이 주연을 맡으면 '유상환'이란 이름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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