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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talk about movie

린다린다린다 - 우리들은 이걸로 끝이 아니야

aka リンダリンダリンダ: Linda Linda Linda

이 영화는 두가지 아주 친근한(?) 소재를 풀어놓고 있다. (고교생의) 성장통 그리고 음악 (밴드). 음악은 경쾌하고 분위기는 엉뚱하며 배우들의 행동들은 귀엽다.


성장영화라는 측면에서는 여느 같은 장르의 영화보다는 가벼운 편이다. 직접적인 표현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배우들은 표정과 침묵, 공기를 이용하여 연기한다. 게다가 그 성장하려는 '현재'도 암울하거나 비극적인 면도 아니다. 다만 미래가 조금 불안하고 친구들간의 관계가 멀어지기도 가까워지기도 하는 수준일 뿐이다.

우리들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게 될 때
그것을 어른으로 변신하게 되는 거라고 누구에게도 말하게 하지 않겠어
우리들이 어른이 될 때 그건 어린아이를 그만두는 게 아니야

진정한 우리들은 어디에 있는건가
진정한 우리들은 이곳에 있어도 되는건가

진정한 우리들의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있는 건 앞으로 잠시 뿐
2004년 시바고등학교 히이라기제

<린다린다린다> 중에서


사실 배두나가 연기한 엉뚱한 유학생 송은 사실 유학생이 아니어도 괜찮은 캐릭터이다. (물론 유학생이라는 설정 때문에 재밌는 장면들이 연출되지만) 유학생이 아니어도 학창시절의 원래 좀 엉뚱하거나 좀 둔하거나 하는 친구들이란 건 친숙한 소재니까. 그리고, 엉뚱하건 엉뚱하지 않건 그 시절의 모든 개인은 그 나름대로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이다. (많은 성장영화들이 집중하는 것도 이 부분이기도 하고.) 그런 의미로 볼 때 '국적을 뛰어넘는 우정'이라든가 '문화교류를 보여준다'거나 하는 말들은 다 오버다.

예전에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고나서 적은 글을 찾아봤다. 그 중의 일부.

여러가지 매체에서 스무살을 기리고 칭송하지만, 솔직히 내 의견으로는 기억나는 스무살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고 봐. 기억도 잘 나지않고, 아니 도리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좋지 못해서 후회되는 그런 스무살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고 봐. 우린 여러 매체에 그냥 속는 거지. 속아 넘어가는 거지. 그 지긋지긋한 젊음을 하나씩 체험하며 지나가는 지금도 일상은 너무나도 피곤하고, 사는 게 너무 각박해서 생각할 시간이 없는거야. 속는 거지.

<린다린다린다>는 <고양이를 부탁해>와는 그 시절의 반대쪽을 말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 그 때가 최고의 시절이지 않다는 걸 알지만, 알면서도 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렇게 추억하며 현실을 위로하는 그런 시절. 뭐든지 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할 수 있는 그 과거 말이다.


우리들은 이걸로 끝이 아니야
기적을 기다리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야

왜냐하면 우리들은 고교시절을 추억으로만 남게 하진 않을거야
지금 불고있는 바람과 내일 부는 바람은 똑같은 것일까

의지와 용기는 같은 주머니에 넣어두자
여기는 우리들의 왕국

2004년 히이라기제 마지막 날

<린다린다린다> 중에서

일본의 고등학교라는 소재는 꽤 인기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그 안에서 아이들은 특별활동으로 바쁘고, 계기를 통해 성장해나가고, 무언가를 표현하며 즐긴다. 일본의 고등학교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과연 이러한 설정과 내용이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갖는 것인지 궁금함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고등학교를 소재로 한 영화는 공포영화 아니면 조폭영화인데 이것들이 어느 정도 현실을 반영한다고 보기 때문에 더욱 궁금해진다.

아, 한가지 추가. 이들이 연주하는 장르가 펑크(punk)라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카우치 사건으로 펑크가 이상한 애들이 이상한 짓을 하는 정도의 장르로 알려졌을까 두렵지만, 사실 펑크는 1970년대의 인기음악에 대한 반항이기도 했고, 1960년대의 히피 반문화에 대한 반대이기도 했다. 1960년대의 락 영웅들은 70년대에 이르면서 하나둘씩 그들의 저항정신을 잃어갔기 때문이다.

하나 더 추가. 이 영화는 저예산으로 제작된 걸로 알고 있는데, 사운드는 매우 섬세한 편이다. 학교 축제의 분위기를 여러가지 작은 소리들을 이용하여 들뜨지 않게 하지만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아쉬운 건 마지막에 終わらない歌 (끝나지 않는 노래)가 나올 때 마치 졸업생이 학교를 둘러보듯 비가 내리는 교정 곳곳을 비추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 비소리도 함께 들려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p.s.1 밴드의 베이시스트 노조미 역을 맡은 세키네 시오리는 배두나를 살짝 닮은 것도 같고, 왠지 친근감이 들었다. (베이시스트였기 때문일까? ^^ 실제로 Base Ball Bear라는 밴드의 멤버라고 한다.)

p.s.2 마지막 자막 올라갈 때 音樂 James Iha 라고 써있던데 이 사람, 스매싱 펌킨스의 그 제임스 이하 맞나요? (뭔가 말이 있을 것도 같은데 너무 조용해서...)

관련 링크

배두나 블로그 - 불친절한 두나씨

린다 린다 린다 빅사이즈 한국판 뮤직비디오~

아무로 나미에 (Amuro Namie) - Can you celebrate?
서연 - Can you celebrate?
Mink - Can you celebrate?

파란마음 - リンダㆍリンダ (린다 린다) (린다린다린다 OST중 마지막 무대버전)
블루 하츠 (The Blue Hearts) - リンダㆍリンダ(린다 린다)
블루 하츠 (The Blue Hearts) - リンダㆍリンダ(린다 린다)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한 장면)
The Blue Hearts - Linda Linda (Live!) (동영상)

파란마음 - 終わらない歌 (끝나지 않는 노래)
파란마음 - 終わらない歌 (끝나지 않는 노래)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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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하츠 (The Blue Hearts) - 終わらない歌 (끝나지 않는 노래) (라이브, 동영상)

Base Ball Bear - SAYONARA-NOSTALGIA
Base Ball Bear - Girl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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