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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talk about movie

Apt Pupil - 역시 사람이 제일 무섭다.

aka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스티븐 킹의 단편집 "사계 (Different Seasons)" 총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3편이 영화화 되었는데, '희망의 봄: 리타 헤이워스와 쇼생크 탈출 (Rita Hayworth & Shawshank Redemption)'은 <쇼생크 탈출>로, '자각의 가을: 시신 (The Body)'은 <스탠 바이 미>로, 그리고 '타락의 여름: 우등생 (Apt Pupil)'은 바로 이 영화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로 만들어졌다. (마지막 한편 '겨울이야기: 호흡법 (The Breathing Method)'은 언제 만들어질까?)

이 영화는 16살의 고등학생 토드 (브래드 렌프로 분)은 유태인 학살에 대해 공부하다가 찾게 된 자료의 사진 속 나치 친위대원이 버스에서 만난 동네 할아버지 커트 두샌더 (이안 맥켈렌 분)라는 걸 알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만약 토드가 겁이 많거나 덜 똑똑한(?) 아이였다면 바로 경찰에 신고했을텐데 오히려 그는 자신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신고한다고 커트를 협박하여 나치 친위대원으로 유태인 학살 당시 그가 겪은 모든 일을 알려달라고 한다. 그러나 그의 '똑똑함'이 문제의 시작이 된다.

커트는 잊으려 했던 과거를 겨우겨우 괴롭게 털어놓기 시작하지만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불안감도 있으니),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자신 안에 감춰뒀던 그 무언가가 깨어나는 걸 느끼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인간 내면에 감춰진 악마성'이겠지. 덕분에 주도권을 잡고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던 렌프로는 졸지에 부활한 전직 나찌대원 커트에게 약점을 잡히고 끌려다니게 된다.


영화는 시종일관 별다른 특수효과나 무시무시한 시각적 자극 없이 충분한 공포와 긴장을 표현 해낸다. 토드와 커트가 서로 '심리적 공방'을 벌이는 장면들이나 커트가 예전의 이야기를 하며 광기에 휩싸이는 장면 등은 뛰어나다. 역시 뭐니뭐니해도 사람이 제일 무서운 존재라는 걸 알려준다고나 할까? (영화 막바지 토드의 행동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가지 흠이라면 (원작 자체가 그러니 어쩔 수 없었던 것이긴 하지만) 마지막에 확실한 결말 없이 서둘러 마무리하는 느낌이 없지 않다는 것. 스티븐 킹도 어찌할 바를 몰라 단편으로 마무리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내용은 서로 좀 다르지만)

하지만 비디오 출시작이라고 그냥 넘겨버리기엔 아까운 작품.

내 맘대로 trivia

- 이 영화는 88년에 촬영에 들어갔다가 한차례 중단되었고 96년에 다시 한번 중단됐던 적이 있다.
-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이안 맥켈렌은 이 영화를 통해 <엑스맨> 시리즈 전에 만날 수 있었다.
- "프렌즈" 시리즈의 로스로 유명한 데이빗 쉼머도 나온다.
- 우리나라에서는 비디오 출시만 되었다.

- 이 영화의 음악은 역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단짝 존 오트만 (John Ottman)이 맡았다. 존 오트만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 작품 중 <엑스맨>만 빼고 모두 참여했다. (추측: 첫 블럭버스터 때는 아무래도 스튜디오의 간섭이 심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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