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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talk about movie

Friday Night Lights Comquering the Feeling of Defeat


'미식축구'라는 소재를 제외하고는 위의 두 영화 사이에는 감독, 주연배우 등 연관성이 별로 없어보입니다. '미식축구'라는 소재도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의 경우는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반면 <투 포 더 머니>는 스포츠 도박에 관한 이야기에 부차적인 소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영화는 위와 같은 표면적인 공통점 말고도 두가지 더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바로 1.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와 2. "패배감" 입니다.

1 유사 <애니 기븐 선데이> 스토리

<투 포 더 머니>의 두명의 주연배우 중 한명은 바로 알 파치노입니다. <애니 기븐 선데이>에서 노쇠했지만 미식축구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명장 토니 역을 맡았던 그는 이 영화에서도 열정적인 도박사로 나옵니다. 윌리 비멘의 늙은 멘토 같은 역할을 했던 그는 이 영화에서는 브랜든의 늙고 타락한 멘토로 등장합니다. 사실 그런 역은 가장 알 파치노다운 역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영화가 특별한 퀄리티를 자랑하지 않는다면 식상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이 '노쇠하고 타락한 스승이 풋풋한 신참을 길들이면서 생기는 이야기*1'라는 주제가 그 이상으로 뻗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의 경우엔 <애니 기븐 선데이>의 아카데미판으로 보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줄거리는 조금 바뀌었지만 말이죠. 타고난 기량을 발휘하지만 곧 부상을 입고 좌절하는 학생 부비, 그를 제외하고는 맥을 못추는 퍼미안 고등학교 미식축구팀, 지역주민들의 열광적인 관심과 부담을 등에 업고도 주대회 결승까지 팀을 올려놓은 코치 게리... 사실 미식축구팀 (스포츠팀) 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뻔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점이 찍히는 부분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요.

그런데, 이 영화가 결정적으로 <애니 기븐 선데이>와 닮은 부분은 3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일단, 리버브가 잔뜩 먹은 서정적인 기타톤의 사운드트랙*2은 너무 유사합니다. 결국은 상대편으로부터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도 똑같고요.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코치 게리가 학생들을 모아놓고 연설하는 장면은 알 파치노의 그것보다는 덜 감동적입니다.

2 패배 이전에 드는 패배감

<투 포 더 머니>의 도박사 월터 (알 파치노 분)은 브랜든 (매튜 맥커너히)을 스카웃해서 사업을 확장하려 합니다. 브랜든은 뛰어난 예측 능력을 보여주며 둘은 승승장구 하지만 브랜든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사업도 급격히 내리막길을 탑니다. 그러나, 월터는 여전히 브랜든에게 집착을 합니다. 내가 널 데려왔으니 너는 실패할리 없고, 곧 일어설거라면서 브랜든을 압박하죠. 그는 브랜든이 흔들리는 걸 알면서도, 아내와 썸씽이 있는 것 같은 짐작을 하면서도 브랜든을 믿는다며 부담을 안겨줍니다.

월터는 스스로 심장이 좋지 않아 곧 죽을거라는 생각이 강해져 자신의 후계자인 브랜든이 그의 아내를 차지할 거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그 타락의 시작이었을까요? 쇠락하는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자 주변의 따뜻한 존재들마저 부정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그의 아내 (르네 루소 분)는 '실패에 매혹된' 남편 월터*3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는 현실로 나오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월터의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이었거든요.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의 돈 빌링슬리 (개럿 헤드런드 분)은 아버지 찰스 (팀 맥그로 분)에게 학대 아닌 학대를 당합니다. 젊었을 적에 주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 찰스는 아들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찌릅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들은 아버지에게 갖은 욕설을 들어가며 심적부담을 가지고 있죠. 그러나 이는 주민 전체가 미식축구에 지나치게 열광적인 이 마을*4에서 그리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민들은 감독까지도 주대회에서 우승 못하면 두고 보자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합니다.

영화는 중반부를 넘길 때 쯤에 사실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 모두가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그들은 이길 때도 질 때도, 언젠가는 '패배하고 말거라는 저주'에 걸려있는 거죠. 그러나, 그 저주는 비정상적인 타인들에 의해 걸렸다 하더라도 풀 수 있는 사람은 본인 밖에 없는 거겠죠. 사실 그 저주는 실제하는 것도 아니고요. 아이들은 승리를 통해 그걸 배웁니다.

*1 덩달아 역시 알 파치노 주연의 <도니 브레스코>도 생각나는군요. 그는 정말 한물갔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정열을 간직한 인물을 연기하는데 최고 중의 한 명인 듯 합니다.

*2 사운드트랙에는 인디씬에서 유명하다면 유명한 Explosions in the Sky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3 추락하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행동하는 캐릭터 역시 알 파치노에게 잘 어울립니다.

*4 국가대항전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는 우리나라의 사정이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투 포 더 머니> / /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