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 멜린다 앤 멜린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던 중 두 작가가 소재 하나를 가지고 비극적인 이야기와 희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두 이야기는 소재와 부분적인 흐름은 서로 거의 비슷하지만, 인물들의 성격이나 사건의 구성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로 태어나게 된다. 딱 하나 같은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양쪽 주인공의 이름이 멜린다 (Melinda)라는 것. 재밌는 발상이다.
두 주인공의 이름 뿐만 아니라 실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도 같은데, 이 1인2역의 라다 미첼 (Radha Mitchell)은 마치 서로 다른 사람을 보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뿐더러 양쪽의 연기 모두 훌륭하다.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배우들의 연기들도 튀지 않게 자연스럽고 좋은데, 희극쪽 이야기이긴 해도 호비역을 맡은 윌 페럴 (Will Ferrell)은 (여전히 유쾌하지만) 살짝 튄다.
아이러니 하게도 희극을 지어낸 작가는 "삶의 본질은 비극"이라고 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비극을 도피하기 위해 희극"을 본다고 말한다. 반면에 비극을 지어낸 작가는 "삶은 부조리지만 결국 남는 건 웃음 뿐"이며 "인간의 열망은 웃기고 비이성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가슴 졸이거나 펑펑 울며 비극을 보고 나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후련해지는 걸 느낀다고 말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내 경우를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이야기가 엉망으로 흘러가도 결국은 말도 안되는 엉뚱한 이유로 해피앤딩이 되는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보고 난 후 "에이, 영화니까 그렇지. 내 인생에 그런 일은 없나? (한숨)"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던가? 있다. 친구들과 가볍게 영화보고 "영화는 그렇지만, 으이구, 우린 뭐냐?" 하면서 술잔을 부딪힌 적이 있었던가? 있다.
적어도 영화 속 두 작가의 이야기는 둘 다 맞다. 세상엔, 코미디보다 더 말도 안되게 웃기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어찌할 줄 모르다가 "출생의 비밀"과 "불치병" 때문에 "운명의 연인"과 헤어져야 하는 드라마 속 주인공을 보며 펑펑 우는 사람들도 있고, 하루하루 진지하고 숨막히는 시간들의 무게에 짓눌려 지내면서 "개콘" 같은 코미디 프로나 "달콤스" 같은 가벼운 드라마를 보며 히히덕 거리며 자신을 위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이젠 더이상 예전의 우디 알렌 (Woody Allen)은 없는 건가 하면서 길게 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번 건 그냥 소품이니까..." 하면서 여전히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거나 영화의 배경은 여전히 뉴욕이고, 여전히 인텔리들이 나오고, 영화 속에서는 여전히 재즈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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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저녁을 먹던 중 두 작가가 소재 하나를 가지고 비극적인 이야기와 희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두 이야기는 소재와 부분적인 흐름은 서로 거의 비슷하지만, 인물들의 성격이나 사건의 구성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로 태어나게 된다. 딱 하나 같은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양쪽 주인공의 이름이 멜린다 (Melinda)라는 것. 재밌는 발상이다.
two sides of Radha Mitchell as Melinda
두 주인공의 이름 뿐만 아니라 실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도 같은데, 이 1인2역의 라다 미첼 (Radha Mitchell)은 마치 서로 다른 사람을 보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뿐더러 양쪽의 연기 모두 훌륭하다.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배우들의 연기들도 튀지 않게 자연스럽고 좋은데, 희극쪽 이야기이긴 해도 호비역을 맡은 윌 페럴 (Will Ferrell)은 (여전히 유쾌하지만) 살짝 튄다.
아이러니 하게도 희극을 지어낸 작가는 "삶의 본질은 비극"이라고 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비극을 도피하기 위해 희극"을 본다고 말한다. 반면에 비극을 지어낸 작가는 "삶은 부조리지만 결국 남는 건 웃음 뿐"이며 "인간의 열망은 웃기고 비이성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가슴 졸이거나 펑펑 울며 비극을 보고 나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후련해지는 걸 느낀다고 말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내 경우를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이야기가 엉망으로 흘러가도 결국은 말도 안되는 엉뚱한 이유로 해피앤딩이 되는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보고 난 후 "에이, 영화니까 그렇지. 내 인생에 그런 일은 없나? (한숨)"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던가? 있다. 친구들과 가볍게 영화보고 "영화는 그렇지만, 으이구, 우린 뭐냐?" 하면서 술잔을 부딪힌 적이 있었던가? 있다.
적어도 영화 속 두 작가의 이야기는 둘 다 맞다. 세상엔, 코미디보다 더 말도 안되게 웃기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어찌할 줄 모르다가 "출생의 비밀"과 "불치병" 때문에 "운명의 연인"과 헤어져야 하는 드라마 속 주인공을 보며 펑펑 우는 사람들도 있고, 하루하루 진지하고 숨막히는 시간들의 무게에 짓눌려 지내면서 "개콘" 같은 코미디 프로나 "달콤스" 같은 가벼운 드라마를 보며 히히덕 거리며 자신을 위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이젠 더이상 예전의 우디 알렌 (Woody Allen)은 없는 건가 하면서 길게 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번 건 그냥 소품이니까..." 하면서 여전히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거나 영화의 배경은 여전히 뉴욕이고, 여전히 인텔리들이 나오고, 영화 속에서는 여전히 재즈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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