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 (Father and Daughter)>로 유명한 마이클 두독 드 비트 (Michael Dudok De Wit) 감독의 1994년작입니다. 길이는 6분 20초.
작품의 내용은 매우 간단합니다. 한 수도승이 물고기를 낚으려고 갖은 노력을 하는 것이 내용의 전부인데 수도승의 동작과 사운드가 아주 잘 매치되어 있습니다. 빠른 멜로디에 맞추어 콩콩거리며 뛰는 수도승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살며시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만 작품을 보고 난 후에 남는 건 웃음만은 아닙니다.
출처: AWN Showcase
제목에서 보다시피 이 작품은 구원이나 해탈, 화두 등과 같은 종교적인 주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2005년 한 인터뷰에서 로베르 브레송 (Robert Bresson)의 "영화에 관한 노트 (Notes on the Cinematographer)"에서 인용된 문구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One must not seek, one must wait. (Corot) Empty the pond to get the fish.
출처: AWN Showcase
즉 작품 속에서 수도승은 물고기를 잡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다가 결국은 그 물고기를 잡지 않고 어딘가로 함께 가게(?) 됩니다. 깨달음 혹은 구원을 얻었다는 표현을 그와 같이 한 것이겠지요. 직접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표현되는 두독 드 비트 감독의 특징*1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음악은 Serge Besset이 맡았고,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인 아르칸젤로 코렐리 (Arcangelo Corelli)의 '라 폴리아 (La Follia)'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아버지와 딸>에서도 요시프 이바노비치 (Iosif Ivanovich)의 왈츠 '다뉴브 강의 잔물결 (Donauwellen Walzer)'*2을 메인 테마로 썼는데, 평상시에도 클래식을 즐겨 듣는다고 합니다.
참고로, 위의 인터뷰에서 보면 감독은 이 <수도승과 물고기>가 잘 되지 않았으면 더 이상 자기 작품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직접적인 이야기 하나 없는 <아버지와 딸>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준 것도 놀라웠다고 하네요.
0123456
광고와 작품을 동시에 작업하면서도 자신의 색을 잃지 않고 더욱 키워나가는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Director: Michael Dudok de Wit
Producers: Patrick Eveno, Jacques-Remy Girerd
Animation: Michael Dudok de Wit, Guy Delisle
Music: Serge Besset, based on "La Follia" by Corelli
Folimage-Valence Production (1994)
Academy Award® Nominee (1994)
Technique: Brush and Indian Ink, watercolor
감독 소개
마이클 두독 드 비트 (Michael Dudok De Wit)는 1953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았습니다. 학교 졸업 후, 제네바에서 판화를 공부했고, 영국 판햄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면서 그의 첫 작품 <인터뷰(The Interview)>를 만들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1년간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런던에 머물면서 여러 제작사, 특히 리차드 퍼덤 프로덕션(Richard Furdum Production)과 함께 TV 및 극장용 광고들을 제작, 연출하였고, 이들 작품으로 여러 상을 수상했습니다.
1992년에는 단편 <청소부 톰 (Tom Sweep)>을 스튜디오 폴리마쥬와 함께 남부 프랑스에서 제작하였고, 이후 <수도승과 물고기>를 제작했습니다. <청소부 톰>은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세자르상과 카툰도르(cartoon d"or) 등 다양한 상을 받았스니다. <아버지와 딸(Father and Daughter)>는 2000년 여름에 공개되어, 전세계 유수의 페스티벌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2000년 오타와 단편부문, 2001년 안시 대상, 2002년 히로시마 대상, 2002 자그레브 그랑프리 포함) 이 외에, 마이클은 책의 삽화 작업도 했고, 현재 영국 등지의 예술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