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vely cinema/movie letter

Peter Pan

Peter Pan


감독 : P.J. Hogan
배우 : Jason Isaacs, Jeremy Sumpter, Rachel Hurd-Wood, Ludivine Sagnier

피터팬.

피터팬 컴플렉스의 그 피터팬.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아이, 어른이 되어가고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아이. 아냐,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는 가족인 것 같아. 싫어하는 부분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 무섭게도 싫어하는 부분까지 닮아가잖아. 부모님이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들을 싫어하면서도, 오히려 나는 내 가치를 가족원에게 투영시키려 하기도 하고 말야.

그런 면에서 Jason Isaacs의 1인 2역은 너무나 적절했어. Mr. Darling과 Hook 선장이 같은 모습이라는 설정 자체만으로도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 Wendy를 좋아하게 된 Peter Pan, Wendy의 아버지와 똑같은 모습의 Hook 선장과 싸우는 Peter Pan, 외로운 평범한 남자 Hook 선장에게 연민을 느끼는 Wendy라는 구도가 가능하다는 거지. 그런데, 이렇게 Mr. Darling과 Hook 선장을 함께 연기하게 하는 게 원래 전통이야. 이 영화가 피터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영화였거든. (Spilberg의 Hook를 싫어하는 건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것 까지는 봐준다 하더라도 원래 있었던 중요한 의미들을 다 빼버린다는 거야.)

100주년 기념작이니 이 '1인 2역 전통' 말고도 많은 것들이 원작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된 것들이 있지. Hook 선장은 음악을 좋아하고 외로움을 타는 남자로 그려지고, Wendy (Rachel Hurd-Wood 분)는 그런 Hook에게 호감을 느끼지.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처럼 Peter Pan (Jeremy Sumpter 분)은 사랑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무척 건방지지. 참, 그리고 나도 몰랐었는데 이제까지 나온 영화 중에서 소년이 연기하는 Peter Pan은 이게 처음이래.

이제까지 만화나 영화로 보아온 피터팬들에 비하면 사실 내용이 밝지 않아. 그러니까 이건 '아동용 피터팬' 아니라는 거지. 그럼에도 정말 동화적이라는 표현이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유는 그 동화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닌 사람들이 생각하는 동화'이기 때문일지도 몰라. 화면은 너무나 아름답고 이야기는 진지하게 Peter Pan과 Wendy, Hook 선장에 대해 이야기해.

마치 피터팬 컴플렉스에 걸린 사람들처럼 - 원래의 'Peter Pan'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이야기들을 무시하던 기존 관행을 걷어내고,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한 것. 그게 이 영화가 가진 최대의 미덕이라 생각해.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세개 반. I do believe in fairies !!!

20040224 using GOM Player with Naru.Pop family & trudy

(with nKino)

'lovely cinema > movie let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라한-장풍대작전  (3) 2004.07.22
말죽거리 잔혹사  (2) 2004.07.22
La Planète Sauvage  (2) 2004.05.10
Taking Lives  (0) 2004.05.07
50 First Dates  (0) 2004.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