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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정겨운 오뎅집과 시샤모

공부하고 돌아온 이후로 이상하게 카메라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찍고 싶은 장면이 있어도 카메라 꺼내기가 귀찮다고나 할까? 사진 찍는 이유에 대해 잠시 생각 중이기 때문이겠지.

신사동 가로수길. 항상 날이 밝을 때만 와봤는데, 한번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래봐야 요즘은 6시면 어둑어둑 해지지. 그러다가 우연히 눈에 눈에 띈 가게는 "정겨운 오뎅집".

허름한 사케집이었는데 사람들이 북적북적하고 조명도 밝지 않아서 (밝은 조명의 술집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호기심에 들어갔다. 사케 먹어본지도 오래되기도 했고. 간신히 자리를 잡았는데 (마침 딱 2자리 남아있었다) 자리 잡은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못잡고 돌아갔었다.

추운 날씨에 먹는 따뜻한 사케 한잔과 오뎅 그리고 점잖아 보이는 주인 아저씨, 허름한 듯 하면서 소박한 가게 내부가 잘 어우러졌다. 예전 같았으면 사진기 꺼내서 몇 장 찍어두었겠지.

주인 아저씨 추천으로 시샤모 구이라는 걸 처음 먹어봤는데, 참 맛나더라. (다른 가게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속은 알로 가득차 있고 간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라고나 할까? 날씨가 추운날 종종 떠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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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대충 적고 나서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사실 "정겨운 오뎅집"이 프렌차이즈였구나. 그것도 상당히 유명한 프렌차이즈 오뎅집이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에 나온 가게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고 (내가 알턱이 없지), 원래 컨셉도 허름하고 작은 분위기, 소박한 대포집 같은 그런 분위기였나 보다.

물론 지점에 따라 인테리어도 조금씩 다를테고, 주인의 분위기, 가게의 분위기가 조금씩 다를테지만, 프렌차이즈점이었다는 걸 알게되니 살짝 씁쓸하다. 마치 친구로부터 직접 만든 듯한 엽서를 선물받고 좋아했는데, 나중에 그것이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엽서 시리즈 중의 하나였다는 걸 알게 되는 것처럼.

하긴 그 가게가 프렌차이즈였다는 걸 몰랐다는 것도 내 탓인거고, 그렇게 정서적으로 가깝게 다가가는 마케팅이 다른 화려하고 모던한 느낌의 가게들의 그것보다 사람들에게 먹히기도 하는 거겠지.

점점 세상은 각각의 의미와 정서, 기술이 모여 집단화 브랜드화 되어가고, 영리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는가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려 하다가 여기서 그만 사고 중지. 오늘 이것 생각은 여기까지.

참, 찾아보니 시샤모는 일어 (Japanese)인 것 같은데, 번역하면 바다빙어 정도 되나보다. 일본 훗카이도에 서식하는 빙어과의 물고기. 칼슘이 풍부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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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링크

- 정겨운 오뎅집 홈페이지 : http://www.odengzip.com
- 오뎅 다 끼웠습니까? from GQ Korea
- [작지만 강한 기업] ㈜리엔팩‥저가형 오뎅주점 '대박예감' from 한국경제 @ 네이버
- 시샤모 (바다빙어) 구이 from 쇼핑몰 오이시이 (아, 이거 땡긴다.)
- 주부 골다공증 물리치는 파워 칼슘 요리 (4) from 여성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