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vely cinema/movie letter

Collateral - 현대인은 대책없이 외로운 존재야.

Collateral


감독 : Michael Mann
배우 : Tom Cruise, Jamie Foxx, Jada Pinkett Smith

콜레트럴.

현대인이라서 예전보다 더 크게 느끼는 외로움이 있을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생각해. 원래 인간은 외로운 존재 아닌가? 아니, 존재감을 느끼며 살고 있는 생명체는 모두 어느 정도의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Michael Mann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참 묘한 지점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 그 사람의 진짜 의도는 어찌 되었던 간에 평론가들이나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무게감 있는' 의제가 적당히 녹아있으면서도 집중력있는 이야기의 전개가 인상적이야. 많이 나아가지도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감각적이지도 않는다는 점. (분명 Tony Scott 감독과는 다른 인상이야. Tony Scott 감독은 매력적인 화면에 의미있는 주제를 녹여내려고 하지만, 그 주제는 겉돌기 일쑤이고 매력적인 화면만 남는다고 생각하거든.)

이 영화는 사실 다른 영화의 경우라면 거의 마무리에 해당할 만한 이야기를 전면에 두고 이야기하고 있어. Vincent (Tom Cruise 분)도 Max (Jamie Foxx)도 이야기 전체를 두고 보자면 스치듯 나올만한 인물들이지만 감독이 설정한 부분에서는 틀림없는 주인공이지. 오히려 Annie (Jada Pinkett Smith 분)의 이야기가 축소된 거겠지.

난 구자홍 감독의 마지막 늑대을 보지 못했지만, 거기서도 늑대가 나온다면서? 그게 영화 전체적인 맥락에 비추어보면 뜬금없는 이야기라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늑대씬은 전혀 그러지 않았어. 그 차이는 뭘까?

굳이 이야기하자면, (이게 '마지막 늑대'와의 차별이 될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 보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숫자가 적을 뿐더러 그들 아무도 서로 소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나오는 사람들 모두 어정쩡한 사람들 없이 나름대로 다들 프로페셔널이지. 깊이 들어가 있는 사람들일수록 다른 깊은 지점에 서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고 지내지 않나?

영화는 참 적절한 지점에 서 있어. Tom Cruise는 '생애 첫 악역'을 맡았다는 의의를 가지고 있고 (머리카락까지 염색해가면서), Michael Mann 감독은 Heat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이어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고.

영화는 뜬금없이 시작해서 어찌보면 허무하게 끝이 나는데, 그거야 말로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그러면서도 - 영문도 모른 채 영화의 내용을 ㅤㅉㅗㅈ아가야 하는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감독의 솜씨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게다가 이런 내용의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하다니 !!!)

아, 이건 정말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영화 후반부에 Vincent가 사무실에서 Max와 Annie를 ㅤㅉㅗㅈ아가다가 의자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장면 말야. 그거, 원래 Michael Mann의 의도였을까, 아니면 Tom Cruise의 의견이었을까. 정말 궁금해. 그 장면 보면서 '그래, 아무리 프로페셔널도 그럴 수 있어.' 하면서 '그런 면에서 보자면 거참 사실적이네' 하는 생각과, '프로페셔널도 그럴 수 있으리라는 사실감을 주기 위해 Tom Cruise가 제안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거든.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네개. Tom Cruise가 조금만 덜 잘생겼더라면 하는 상상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20041018 Hoyts (George St.) with James, Charles, Miae


p.s.
그리고, 이 영화의 초반부에 Max의 택시가 Annie를 사무실로 향하면서 나오던 음악, 그 또한 아주 멋져!! Groove Armanda의 2003년 앨범 Love Box에 수록되어 있는 Hands of Time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