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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Garfield - 고양이 영화에서도 개를 구해야 해?

Garfield


감독 : Peter Hewitt
배우 : Bill Murray, Breckin Meyer, Jennifer Love Hewitt

중고등학교 때 이런저런 만화책들을 보다가 순정만화 월간지들도 가끔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고양이에 대한 만화를 참 재밌게 봤었지. 바로 강현준의 CAT. (한 때 절판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복간되었다고 하네?) 생각해보면 고양이를 전혀 키워본 적이 없는 내가 '고양이는 사람에 의해 길러지는 게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산다'는 명제를 진실로 믿으며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이유도 이 만화책 때문이지.

그러고 보면 개와 고양이는 그 느낌이 정말 달라. 개는 우직하고 때론 멍청하고 때론 충직한 이미지인데, 고양이는 도도하고 냉철하고 짓궂은 이미지란 말이지. 아, 물론 그렇다고 고양이의 이미지가 나쁘다는 건 아냐.

그나저나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다니! 평상시에 Garfield라는 만화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예고편을 재미있게 본 것도 아니고, 극장을 들락날락 할 때마다 극장 앞에 세워져 있던 Garfield의 모형을 보며 이건 아냐- 했던 내가 극장에 가다니 - 스스로 놀랐다니깐.

한참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딱 한가지 이유가 있더라고. 그건 바로 Garfield의 목소리 연기를 한 Bill Murray ! Bill Murray의 천연덕스럽고 느릿느릿한 행동과 말투는 Garfield의 목소리 연기를 맡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그런지 영화를 보는 내내 혼자서 피식피식 많이 웃었던 것 같아. 분명히 화면에서는 Garfield가 움직이는데, 내 머리 속으로는 Bill Murray가 연기를 하고 있었거든.

뭐 영화는 그냥 그래. Bill Murray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러 간 거기 때문에 그 이상의 기대도 없었고. 아 한가지, 그녀의 이름에 비해 Jennifer Love Hewitt의 역할이 너무 작더라고. 거의 특별출연 같은 분위기.

그런데, 분명히 영화의 주인공은 우리의 심술꾸러기 고양이인데, 아니 이 고양이가 개를 구하려고 고생을 하고 있더란 말이지. 헐리우드의 강아지 사랑은 '고양이 영화'에서도 그칠 줄 모른다는 생각에 피식- 웃고 말았어. 오죽하면 이런 우스개도 있잖아. 'Dogs are immortal creatures in Hollywood movies. They never die.' 007이 네버다이가 아니란 말이지.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두개. New York State of Mind 부르는 장면, 웃겼어.

20041001 Hoyts (George St.) with Oeuri, Su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