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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movie letter

Shrek 2

Shrek 2


감독 : Andrew Adamson, Kelly Asbury
주연 : Mike Myers, Eddie Murphy, Cameron Diaz, Julie Andrews, Antonio Banderas

Shrek 1편의 미덕은 역시나 가치의 전복이었다고 봐. 뭐, 송두리째 뒤집은 게 아니라 재치있게 살짝 비튼 정도지만 말야. 동화라면 마땅히 도달할 결론, '그래서 괴물은 멋진 왕자님이 되어서 공주님과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아니라 '괴물을 사랑한 공주님은 괴물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도 괴물이 되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Shrek 2는 1편의 미덕을 계속 이어간 영화라고 생각해. 이야기의 발단부터 호기심을 느끼게 했지. '사실 그들의 사랑이 잘못된 것이었다면', 'Fiona 공주님은 Shrek이 아니라 Charming 왕자님과 사랑에 빠지는 게 맞았던 게 아닐까' 하는 발상. 하지만 1편의 성공에 안심한 걸까? 오히려 2편은 1편보다는 얌전해졌어. 결론은 '그래도 - 온갖 시련 끝에도 Fiona 공주님과 Shrek은 함께 잘 살았습니다' 니까. :)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해 - '괴물을 사랑한 공주님은 괴물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도 괴물이 되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말야. 사실 말이 그렇지 절대 쉬운 게 아니잖아.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 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정말 사랑하니까 그 아픔을 함께 느껴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함께 이겨내고 행복해보자'는 발상. '장애우를 도웁시다' 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아요, 단지 조금 불편할 뿐이예요. 그러니 돕는 게 아니라 함께 사는 것 뿐'이라는 발상과 같은 맥락이라고나 할까?

그러고 보면 Shrek의 진짜 주인공은 Shrek이 아니라 Fiona 공주님인 것 같아. 이야기를 완결시켜 주는 건 1편에서도 2편에서도 공주님이니까.

영화는 역시나 전편처럼 무차별 패러디로 시작해 - 10초도 안되서 한편씩 패러디를 하니까. 게다가 Far Far Away 왕국 안에는 Starbucks를 비롯한 현재 존재하는 상품들, 장소들까지 패러디해서 집어넣지. 재치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기억이 잘 안나는데, 1편에서도 그랬나?)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애니메이션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주연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들의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들이 참 닮아있어. 이 영화도 마찬가지인데, Shrek과 Mike Myers, 고양이 살인청부업자 Puss In boots와 Antonio Vanderaz, Donkey와 Eddie Murphy는 표정부터 동작까지 참 닮았다 싶었지. 그리고, 1편부터 느낀 건데 Fiona 공주와 Cameron Diaz는 닮았는지 처음엔 잘 모르겠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 튀지 않으면서도 Cameron Diaz의 색깔과 묘한 매력이 묻어나오는 걸 보면서 Cameron Diaz라는 배우의 행보와도 닮았구나 싶은 생각을 했더랬지.

그냥 아무 생각없이 봐도 유쾌해지는 영화. 마지막에 영화 끝난 줄 알았더니 - Donkey를 찾아온 Dragon으로 마무리 서비스까지!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네개. 고양이 살인청부업자의 비장의 무기 - 강력한(^^) 눈빛은 정말 대단했어. :)

20040622 Hoyts (City)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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