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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차이.

Geffrey 아저씨에게 호주의 앰뷸런스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 JMC 들어와서 느낀 게 새삼 떠올랐다.

처음 배우는 module인 Introduction to Audio Industry은 정말 말 그대로 간단한 개요 정도의 module인데 거기서 audio engineer가 하는 일, 해야 하는 일, 권리, 책임 등에 배웠었다.

내용 중에서 - 회사에 고용된 모든 사람은 성, 인종, 신체장애로 인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가르키고, OHS라고 Occupational Health and Safety라고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지 않을 일터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고 가르킨다. '여차 하면 서로 소송해대는 나라'라고 치부할 수도 있고, 그만큼 서로의 안전과 행복을 최대한 보장 받을 수 있는 나라라고 볼 수도 있는 거지.

단,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두가지 있는데,

첫째, 이렇게 다 - 공식적으로, 정확한 근거를 통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아무 이야기하지 않으면 무시되는 분위기가 점점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배려, 관용 보다는 주장, 홍보가 미덕인 사회 분위기. 오히려 과다한 경쟁을 조장하는 분위기, 힘을 가지고 신념 가진 주장이 옳은 것과 헷갈려지기 시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둘째, 사회적인 차별과 별개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혐오감이나 호불호는 여전히 다른 문제다. 알게 모르게 이루어지는 차별, 지능적인 차별은 사실 같은 인종 사이에서도 벌어지지 않나. 게다가 종종 몇몇 아시아인들에게 한국사람들은 인종차별주의자 (racist)들이 많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될지 모를 때가 있다. 이를테면, 다른 민족(국가)에 대한 심한 동경, 환상이나 멸시, 두려움이나 사실 모두 마찬가지 아닐까?


하긴 그러고 보니, 대학교 다닐 때 그 어떤 교수님도 컴퓨터를 전공한 공학자가 어떠한 권리를 가지고, 어떠한 환경을 요구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정리된 문서로, 정확한 근거로 설명해 주신 분들은 없었다. (물론 내가 매우 존경하는 교수님들이다.) 물론 - 어떠한 정확한 근거에 의해서 설명하시진 않으셨지만 틈틈히 수업시간 중에, 수업시간 외에도 많이 알려주시곤 했지만 그건 한국에 태어나 살면 당연히 알아야 하고 행해야 하는 보편적 기준, 도덕 수준의, 스승으로서의 덕담이지 않나

마치 한국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성교육을 통해 성에 대해 아는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알음알음해서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 동양적인 정서와 서양적인 학습법(직업군)이 병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못 먹고 일하다 병에 걸리거나, 행복하자고 하는 일인데 일터에서 차별받거나 해도 어쩔 수 없이 일해야만 하는 사회 - 점점 경쟁이 심해지면서 인간성을 잃어버린다는 말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앰뷸런스 제도, 각종 차별과 OHS에 대한 교육에 대해 짝짝짝- 박수를 치는 것들은 원래의 의도를 지켜낼 수 있는 장치인 것 같아서다. 앰뷸런스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게 가장 최우선 목적이고, 누구나 직업을 가질 때 차별받지 않으며 일터에서 안전을 보장받아야 하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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