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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n Sydney/2004년 7월

Working Holiday

오늘은 어디로 갈까... 평상시보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있는데, 띵동- Jeffey가 왔다. 오늘 일 할 거냐고 물어본다. 아, 맞다. 어제 John이 이야기하길 - 어제 Jeffey가 왔는데, 나에게 일 할 거냐고 물어봤다고 했는데 깜빡 했다. Jeffey는 지금 집 짓는 중. 아이들 2명이 있는데 아이들도 커가고 해서 집을 허물고 다시 짓고 있단다 - 2층집. 좋지, 뭐. 나에겐 뭐든 경험이다.

Jeffey가 전에 소개시켜 줬던 builder - 뭐라고 해야하나? 이를테면 건축현장 감독 일을 하는 분과 함께 있다. 아침에 사람들이 오기로 했는데, 아무도 안 왔다네. 뭐 어쨌든 나는 그런 일 하는 게 아니니 (노가다 경험도 별로 없고.). 내가 하는 일이야 현장에서 나온 잡다한 것들 모두 버리기-_-.

열심히 했다. 열심히... Jeffey가 그렇게 하면 오래 못하니까 20분 일하고 10분 쉬고 그러란다. (고맙기도 하지.) 그런데, 하다보면 그게 그렇게 되나. 그런 면에선 내가 좀 무식한 편이다. 어차피 일당 받는다고 생각이 드는 일이라면 아예 하지 않지. 이건 내가 하기로 해서 한 일이니깐. 일이 단순하면 단순할 수록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하루 종일 현장에서 나온 벽돌, 시멘트, 흙, 나무 등을 갖다 날랐다. 아유, 힘들어. 겨우 오늘 하루 일하는 건데도 살짝 요령이 생긴다. 농땡이 치는 요령이 아니라 힘 덜드는 요령.

그렇다. 오랜만에 삽질하고 돌멩이 나르고 하니 군대 생각이 난다. 그래, 그 때 그랬지. 그 때도 이런 근육들을 움직이며, (한달에 만원 정도 받으며-_-) 일 했었지. 그 때도 오히려 10개월 동안 착출(?) 당해서 합참 홈페이지 만들 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짬밥 먹으면 점점 편해지는 게 군대인데, 그 혜택을 못보고 계속 일 했으니까 더 그럴만도 하지 - 후임병, 고참들과 놀 수가 없었으니.

오랜만에 몸 쓰는 일을 했더니 몸이 쑤시다. 아이구 허리야... 가 아니라 팔하고 등 근육이 땡긴다. 여기 와서 계속 돌아다닌 덕분인지 다리는 좀 아파도 별로 이상이 없네. 역시 운동은 매일 매일 해줘야 한다는 걸 실감.

내일도 일하기로 했다. 오늘은 9시에 나갔는데, 내일은 7시에 나오란다. 원래 7시부터 일하는 거라고. 뭐, 까짓거. 아침형 인간은 이렇게 만들어지나보다. -o-

그리하여, 졸지에 이번주는 관광객 모드가 아닌 - 워킹 홀리데이 모드가 되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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