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화

그냥 나오면 되지 생긴지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허름한 음식점에 들어갔다. 몸도 피곤하고 메뉴판을 봐도 마땅히 먹고 싶은 게 없어서 물어봤다. 나 : 아저씨~ 여기 뭐가 맛있어요? 주인아저씨 : 매운 거 좋아하세요? 매운 거로는… 나 : 아뇨,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요. 주인아저씨 : 아, 그래요. 그럼 뭐 설렁탕도 있고, 돈가스 정식도 있고… 나 : 벽에 붙어 있는 메뉴도 되는 거예요? 주인아저씨 : 아, 예. 새로 나온 메뉴인데 되죠, 그럼요. 나 : (조금 생각하다가) 그럼 이거 새로 나온 메뉴 주세요. 잠깐 동안 생각한 것은 배가 고파서 아무 곳이나 들어왔지만 막상 보니 장사도 잘 안되는 것 같고 가게 안도 지저분했다. 본점에서 식재료를 받아다 장사를 하는 체인점이었는데 그렇다면 예전부터 있던 메뉴들 중 내 입맛대로.. 더보기
도연이 - 좋으면서 TV를 보고 있었다. KBS 일일연속극 열아홉 순정. 오늘 편에서는 양국화 (구혜선 분)가 박윤후 (서지석 분)에게 바다를 보여달라고 해서 둘이 배를 타고 멀리 나가더니 윤후가 국화를 위해 폭죽을 준비했고, 그걸 본 국화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었다. 평상시 이 드라마를 보지 않기 때문에 내용 전개에 대해 전혀 알 수는 없지만, 국화는 윤후를 좋아하는 상태이고 어디론가 멀리 떠나야 하는 형편이지만 그걸 알릴 수 없는 뭐, 그런 상황인 것 같았다. 국화가 눈물을 흘리면서 고맙다면서 살짝 웃는 장면이 있었다. 이제까지 윤후와 있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고마워하는 듯한 표정. 그 장면을 도연이와 함께 보고 있었던 것. 도연이 : 저 언니, 우네- 나 : 그러게… 우네. 도연이 : (국화가 울면서 미소를 지으니.. 더보기
잡담: 홍대 앞에서 들었던 대화들 홍대에 잠깐 볼일이 있어서 나갔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 정말 바글바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대화 소리도 커지기 마련.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던 터라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계속해서 귀에 들리기 마련. 어느 엄마와 딸 지하철 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마치 영화 끝나고 여자화장실 앞에 사람들 줄 서 있는 것과 같은 모양과 속도로 2열 종대, 좌측통행으로 다니고 있었다. 딸 : 와- 사람들 정말 많다. 엄마 : 원래 주말에 홍대 앞에는 사람들이 많아. 딸 : (잠시 뜸을 들이다) 왜? 엄마 : 젊은 언니, 오빠들이 여기 홍대 앞을 굉장히 좋아하거든. 전화로 위치 알려주기 어느 중년의 남자분이 전화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다보니 큰 소리로 통화.. 더보기
도연이 - 언니도 빼요 요즘 나날이 늘어가는 어휘력으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조카 도연이 (4살)의 한 마디. 오랜만에 매형과 내가 조카들 세명 (주연, 승연, 도연) 모두를 이불에 넣고 이불 그네를 태워줬다. 둘이 흔들기에는 이제 조카들이 너무 커서 몇 번 해주다가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매형 : 그럼 이제 끝~ 도연 : 더 하고 싶어요~ 나 : 너희들이 너무 많이 커서 (무거워서) 삼촌이랑 아빠가 힘들다. 승연 : (주연이를 슬쩍 보더니) 그럼 주연이 언니 빼고 해줘요. (주연이가 첫째, 승연이가 둘째) 나 : 하하하- (똑똑한데?) 도연 : (나를 슬쩍 보더니) 승연이 언니도~ (도연이는 막내) 나 : 크크크- 더보기
도연이, 승연이 - 달님아~ 어디갔니~ 완전 "달님 시리즈"가 되는 듯 하다; 며칠 전 일. 오랜만에(?) 또 달을 보여주러 베란다로 도연이를 데려갔다. 오늘은 승연이가 찬조 출연. 역시 언니라서 그런지 동생에게 뭔가 대단한 걸 알려준다. 나 : 엇, 달님이 없네? (달이 구름에 가렸나보다. 흠… 그믐은 아닌데.) 도연 : (갑자기 손을 모으더니) 달님아~ 달님아~ 어디갔니~~~ 어디갔니~~~ (잠시 후) 도연 : 빨리 나와~~~ (아파트 단지가 쩌렁쩌렁 울린다 -_-) (뒤에서 갑자기 승연이가 달려오더니) 승연 : 달이 옷 갈아입나 봐요. 창피하니까 뒤에서. 나 : 크크… 달님이 옷을 갈아입어? 승연 : 숨어서~ 나 : 하하하. 도연 : (입에 손을 대고 크게) 달님아~ 얼른 갈아입고 나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