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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talk about movie

Running Scared - 어른들이 보는 액션 동화

이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한 마피아 조직원이 부패 경찰과의 총격전을 벌인 후 증거물인 총을 없애려고 하는데, 아들의 친구가 그 총을 훔쳐가는 바람에 일이 점점 꼬인다" 정도 될 것이다.

이 총을 좀 없애줘. 증거물이잖아.


이 영화는 강도 높은 폭력신 (하키장에서의 액션은 색깔을 없애서 더욱 폭력적으로 보인다)과 욕설 (imdb에 의하면 총 267번의 f*ck이 등장한다고)과 빠른 전개, 독특한 스타일로 무장한 채 2시간을 쉬지 않고 달린다.

많은 사람들 (미국의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펄프픽션>이나 <저수지의 개>들과 같은 타란티노 영화들과 비교했다고 하던데, 내가 받은 느낌으로는 거리가 좀 있었다. 인물들의 대사톤도 상당히 다르고 카메라도 편집도 다르다. 특히 정서적인 느낌이 많이 다르다. 굳이 타란티노 영화스럽다면 '상당한 폭력과 욕설이 나온다' 정도가 아닐까? (하긴 그걸 타란티노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건가?)

영화 중반부에 조이 (폴 워커 분)의 총을 훔쳐간 그 아들의 친구인 올렉 (카메론 브라이트 분)을 납치한 부부의 집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있다. 영화는 시종일관 어둡고 음습한 색조를 유지하지만 이 에피소드에서만큼은 다르다. 화사하고 밝은 조명이 앞의 화면들과 비교되어 비현실적으로까지 보인다고나 할까? 이 장면에 와서야 이 영화는 마피아 조직원의 이야기도 아니고, 총이 주인공인 영화도 아닌, 아이에 관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은 왠지 좀 이상해...


즉, 폭력과 액션, 욕설이 난무하지만 영화의 기본적인 네러티브는 '아이가 숲에서 길을 잃고 여러가지 무서운 일들을 겪고, 부모는 그 와중에 아이를 찾아 헤매다가 결국은 부모와 아이가 만나 해피엔딩이 되는' 그런 동화라는 것이다. 폭력과 액션을 더 보여주기 위해 아이를 찾는 부모에게 조금 더 초점이 맞춰졌을 뿐이고. (이는 엔딩 크레딧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영화의 대사톤은 요즘의 여느 헐리우드 영화와 다르다 (오히려 영국이나 독일영화의 톤과 비슷하다). 그리고, 연기와 편집도 요즘 인기있는 여느 대규모 예산의 헐리우드 영화와는 사뭇 다른 톤을 유지한다. (그게 이 영화를 다른 영화와 구별시키는 큰 특징이다.) 그가 미국출신이 아니기 때문일까, 아니면 유럽쪽 예산을 들여서 만들었기 때문일까?

음악은 영화의 상당히 많은 부분에 사용되는데 (전부 오리지널 트랙인 듯) 대부분 서스펜스를 유지시켜주는데 이용된다. 어차피 화면도 독특한데, 로버트 로드리게즈처럼 확실하게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음악가를 고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랬다면 영화는 조금 더 가벼워지겠지만)

음악은 마크 이샴이 맡았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크래쉬 (2004)>, <미라클 (2004)>, <블레이드>, <넬>, <숏컷>, <폭풍 속으로 (Point Break)> 그리고 <흐르는 강물처럼>.


내 맘대로 trivia

이 영화의 각본 및 감독을 맡은 웨인 크레이머는 <마인드헌터>의 각본을 쓰기도 했는데 (이 영화 역시 저예산 스릴러,공포영화), IGN과의 인터뷰 (10 Questions: Wayne Kramer)를 보면 자신이 처음 썼던 오리지날 각본은 후에 다른 여러 작가들에 의해 다시 쓰여져서 정작 완성된 영화 속에서 자신이 원래 적은 각본의 느낌이 거의 살아나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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