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vely cinema/talk about movie

짧게: Lucky Number Slevin

aka 럭키 넘버 슬레븐, Lucky Number S7evin

- 재밌는 영화였다. 속도도 빠르고, 이야기도 잘 꼬여있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재밌었고. 이 영화는 묘하게도 2가지 면에서 한국/동양의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첫째, 영화의 후반부에서 사건의 전모를 설명해주는 장면은 마치 한국의 몇몇 영화들 같았다. 무슨 말인고 하니, 감독이 지나치게 친절하고 감성적인 설명을 늘어놓는다는 얘기다. 영화가 막바지에 이르면 신나고 흥겹고 막나가던 내용이 갑자기 정색하고 관객에게 교훈을 주거나 신파로 몰고가는 한국영화의 관례(?)를 그리 좋아하지 않은데, 이 영화도 거의 그런 식이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는 <손님은 왕이다>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설마, 세계적인 추세? -_-;

둘째, 음악의 정서가 굉장히 감성적이었다. 보통의 경우 헐리우드를 비롯한 서양의 영화들은 그렇게 감성적인 스코어를 영화 내내 줄창 틀어대지 않는다. 특히 이 영화처럼 스릴러와 무덤덤한 코미디가 영화 전체의 정서를 끌어가는 경우엔 정서적인 음악의 활용은 더욱 흔치 않다. 물론 마지막의 '해설'을 위함이라는 건 알겠지만. 이 영화의 스코어는 내내 감성적인 정서를 유지한다.

- 음악은 감성적이라는 특징을 제외하고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요즘 중저예산 헐리우드 영화의 액션/스릴러 영화들의 사운드트랙의 특징이라면 전자음악 (dnb, 엠비언트 등)을 곁들이는 건데, 이 영화는 특이하게 고전적인 스코어 같은 느낌을 준다. 오히려 다양한 편곡이 너무 매끄럽게 이루어져있다 보니 특징이 사라져버린 듯한 느낌마져 준다. 집중력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해 아쉽다.

- 음악은 조슈아 랄프 (Joshua Ralph 혹은 J. Ralph)라는 사람이 했는데, 이게 첫 작품이다.

p.s. 얼마 전 본 <러닝 스케어드 (Running Scared)>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단지 속도 빠른 스릴러라는 관점에서만 비슷하다는 뜻이다.

p.s.2 감독인 폴 맥기건은 이 영화 전에도 조쉬 하트넷과 <위커 파크>를 만들었다 (<라 빠르망>을 리메이크 한 작품). 영국출신 감독인데 찾아보니 이전작품들도 평가들이 좋다. 찾아서 볼 수 있음 좋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