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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두가지 이야기: 연예인 음주운전, 영화의 흥행

예전에 자주가는 어느 커뮤니티에 올리려고 썼던 글이네요.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왜 못올렸을까요? -_-; ) 열심히 적다가 깜빡 했나봐요. 그래서, 늦었지만 여기에 올려둡니다.



평상시에 궁금해하던 게 있습니다.
질답게시판으로 가라고는 말아주세요. =.=

첫째.

연예인들이 음주운전 하다가 걸리면 많은 사람들이 비난도 하고, 조롱도 하고, 욕도 하고, 훈계도 하고, 감싸기도;; 하고 그러죠. 최근에 영웅재중 (동방신기 멤버 맞죠? 워낙 잘 몰라서 -_-) 이란 사람에 대한 기사가 보이더라고요. (물론 읽지는 않았습니다. ^^)

우선, 전 연예인의 음주운전을 '내가 좋아하니까 눈감아주자'라던가 '한류의 기반인데 좀 봐주자' 뭐 이런 건 절대 아닙니다. 잘못한 만큼 처벌받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도 덜도 말고 잘못한 만큼.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연예인 때려쳐라', '공인이 그럴 수 있느냐-' 뭐 이런 건데요. 전 거기에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걸리는 건수가 연예인 말고도 상당히 많잖아요. 하지만, 일반인 (비연예인)들은 음주운전하다가 딱지 떼었다고 회사 그만두지는 않잖아요. 평생 '저놈의 살인미수자 같으니라고' 하는 비아냥이나 분노섞인 비난을 받으며 일생을 보내지도 않는단 말이죠.

그런데, 연예인들이 그러면 왜 그리 비난을 할까요? 전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공인이니까'는 일단 패스고. 그럼 뭘까요? '연예인 아닌 사람들보다 별 노력하는 것 없이 (그렇게 보이기도 하죠. 연예프로 보면 운동회 같은 거 하면서, 남녀가 농담따먹기 하면서) 돈을 엄청나게 버니까' 일까요? 궁금해요.

이 궁금함의 이유는 '비연예인이 음주운전을 했을 때 직장에서 직위를 박탈당하는 일은 드물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드물다는 것도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지만 말이죠. (그리고, 음주운전은 정말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연예인이건 비연예인이건 직장인이건 백수건 하면 안되는 거죠.)

둘째.

스크린쿼터 유지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들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 양쪽이 의견을 나눠서 보다 발전적인 결과를 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적인 생각일 뿐이죠. 어쨌든 전 스크린쿼터 폐지에 반대하는 쪽입니다.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죠. 이유는 길어지니 생략합니다. 반대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요.

그런데, 유지 반대자 (폐지 찬성론자)의 논리 중에는 이런 게 있습니다 '기껏 스크린쿼터 유지해서 가문의 영광, 가문의 위기, 조폭마누라 같은 영화가 몇백만명씩 흥행하는데, 왜 유지하느냐-' 이 논리엔 '홍상수, 김기덕 혹은 짐 자무시 등등 많은 진지한 영화인들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보호받지 못하는데 스크린쿼터가 왜 필요하느냐-' 는 논리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전 XX의 영광과 위기, XX마누라 시리즈 등이 몇백만 넘긴 걸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중의 한명입니다.)

물론 누구의 영화가 더 예술적인지 아닌지는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딱지를 붙일 수도 없고 모두가 동의하지도 않겠지요. 하지만 솔직히 평론가부터 관객들까지 저 영화는 뭔가 '예술적이야-' 혹은 저 영화는 뭔가 '저질이야-' 하는 느낌 같은 것들은 있으리라 봅니다. (당연히 그 느낌은 통일되지 않겠지요.)

여기서 제가 궁금한 건 '왜 그 후지다는 XX의 영광이나 XX마누라가 그렇게도 흥행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미 멀티플랙스에 쫘악- 깔려서 다른 영화를 볼 수 없기 때문에'는 일단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영화가 상영관에서 내려올 때까지 안보면 되는 거잖아요. 만약 어떤 영화건 너무 보고 싶은 거라면 비디오나 DVD를 빌려서 (사서) 볼 수도 있잖아요. 결국 그 영화를 본 건 관객들의 선택이잖아요.

즉, 흥행이 일단 된다는 건 배급사의 이해득실의 관문을 통과했다는 거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흥행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물론 '영화 말고는 연인들이 즐길 오락거리가 부족하다'는 말이라면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영화의 관객이 모두 커플들도 아닐테고 말이죠. 같은 맥락으로 '젊은이들이 즐길 오락거리가 부족하다'는 말도 역시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결국 영화를 본 건 어느 정도의 자유의지라는 거죠. 전 영화를 봐야만 즐거워질 수 있는 '무비홀릭'들이 몇백만명씩이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XX의 영광이나 XX마누라 2 같은 영화들을 정말로 즐긴 걸까요?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본 걸까요? 다른 대안 (더 나은 영화 혹은 다른 오락거리)을 찾기조차 귀찮았던 걸까요? 정말로 즐긴 거라면 충분히 흥행할 가치가 있는 거고요.

전 아무리 생각해봐도 스크린쿼터와 이 문제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미디어와 인터넷 사이트에서 악평이 쏟아져나와도 극장에 걸렸을 때 흥행이 된다는 건 그게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화적인 성향, 패턴, 경제적인 요건 등에 잘 맞아떨어진 부분이 있다는 거니까요.

(결국 이렇게 적고 나니 그동안 스크린쿼터가 유지되었을 때 좀 더 보호받아야 마땅할 영화들과 스텝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던 영화계와 정부의 소흘함이 두드러져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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