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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talk about movie

Donnie Brasco - "Forget about it-"

아아. 내가 왜 이 영화를 이제껏 안봤던가. 어렴풋한 내 기억엔 아마도 (정확친 않지만)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어떤 영화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에서 꽤 유명한 평론가가 나와서 알 파치노의 이미지를 이용한 범작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고, 나 역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알 파치노의 마피아 연기에 흥미를 잃은 채 한참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감기로 죽을까봐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도 차의 창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3류 마피아 조직원인 레프티 (알 파치노 분)는 30년 동안이나 조직을 위해 몸을 바쳤으면서도 변변한 대접도 못 받는 신세다. 조 피스톤 (조니 뎁 분)은 마피아 정보 수집을 위해 가족일을 팽개치다시피 한 채 도니 브레스코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고아원 출신 보석 장물아비로 레프티에게 접근한다.

이 영화는 기존의 갱스터 영화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묘하게도) 서로 닮은 이 두 인물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조와 레프티가 급격하게 가까운 사이가 되며 우정을 키우게 되는 이유도 당사자들은 모르겠지만 서로의 공통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은퇴를 꿈꾸면서도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보스에게 잘 보이려고 나름대로 계략도 세우면서도 절대 선을 넘지 않는 정직한 마피아 레프티와 그에 반해 마피아를 속이며 조직원으로 위장해 생활하며 점점 마피아의 모습에 물이 드는 조의 모습은 좋은 대구를 이룬다.

알 파치노와 조니 뎁의 연기에 그야 말로 짝짝짝. 사실 조니 뎁이 알 파치노에게 조금 밀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영화 내용상으로도 그게 어색하지 않으니 뭐 그것까지도 자연스럽다 볼 수 있겠지. 또한 조연들의 연기도 좋다. 감독의 연출과 시나리오에도 짝짝짝. 마피아 이야기지만 '가오' 잡는 내용도 없고, 지나치게 미화된 인물들도 없는 군더더기 없는 영화.

혹시 갱스터/누아르 영화 좋아하면서 지금까지 이 영화를 안 보신 분들 있으면 일단들 보시라. 추천.

아- 이 영화 시나리오,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한다. 인물들과 사건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이를 테면 조가 궁극적으로 접근한 건 레프티가 아니라 소니라던가 하는 식으로)

내 맘대로 trivia

- 감독인 마이크 뉴웰 (Mike Newell)과 영화음악가 패트릭 도일 (Patrick Doyle)은 이후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다시 뭉친다.

- 원래는 톰 크루즈가 조니 뎁 역할을 맡을 뻔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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