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vely cinema/movie letter

아는 여자 -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서 있는데...

아는 여자


감독 : 장진
배우 : 이나영, 정재영, 정규수, 임하룡, 장진

아직 사귀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가까운 사이. 아니, 아직이 아니라 원래 사귀지는 않지만, 종종 만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아는 사람'이라고 하지. 설명하기 귀찮을 때도 물론 그렇고, 나름대로 사귀고 있는데, 더 좋아하는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해 물어볼 때도 호칭은 '아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영희 : 안녕, 철수야. 오랜만이네. 그런데, 저 여자는 누구야?

철수 : 으응... (머뭇머뭇) 아는 여자.

난 언젠가부터 -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친구에게 '왜 그래야 하는지' 듣고 나서 수긍하고 난 이후로 이야기할 때 사람들의 실명을 이야기 해. 특히 그 사람들이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더욱.

'아, 그 형이 그랬어', '함께 사는 사람이랑 영화 봤어', '그 친구랑...' 이라고 하지 않고 '재영이가 그랬어', '나영이랑 영화 봤어', '하룡이 형이랑...' 뭐 이런 식으로.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 다른 사람에게 가까운 사람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건 이유가 있는데, 그 사람은 내 생활의 일부분으로 봐 달라는 의지가 포함되어 있는 거지. 또, 실제로 이렇게 이야기하면 나중에 설명하기도 점점 편해지고 말야.

영화는 여느 때처럼 장진식의 '꼼짝마 코미디'를 보여주고 있어. 그런데, 단발적으로 웃기기만 하지 끝에 가서는 살짝 허무했어. 그냥 TV 단막극으로 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싶은 정도.

이나영에게는 아직도 '네멋'의 이미지가 남아있네 - 그게 이나영 탓은 아니고. 정재영은 단순한 캐릭터가 여전히 잘 어울리고.

평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에 두개. 과연 장진 감독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20040923 with Char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