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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n Sydney/2004년 9월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 걸까.

1
어머니가 보내주신 박스를 받았다. 박스 하나가 물 건너오는데 드는 비용은 어찌 생각하면 비싸고 어찌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 않다. (물론 심정적으로는 비싸지.) 감사합니다. 잘 먹고 잘 신을께요.

2
오늘은 Annandale의 어딘가로 음악 들으러 가는 날. field trip은 아니고, 학교 학생들이 모여서 연주하는 거라고 한다. 어제 Gerry가 우리가 recording한 사람들이 나온다고만 하길래, 학교 학생일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학교에 모여 출석체크를 하고 Central 역 근처에 있는 광장에서 버스를 타고 그리로 갔다. 흐흐. 장소 이름은 Empire Hotel이었는데, 조그만 장급 여관(?) 정도 되는 장소였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진영씨가 그걸 보더니 당황해 한다. -_- 하긴 여기는 조그만 숙박시설에도 hotel이라는 이름을 종종 붙인다.

음악 들으며 술 한잔. 뭐 원래 그러라고 있는 자리니까. 그런데, 솔직히 음악은 별로였다. 아니, 음악이 별로가 아니라 사운드가 별로였다. 지난번에 The Basement에 갔을 때는 여느 바와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장소가 꽤 괜찮은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느꼈었는데, 이번엔 뭐랄까, 아마추어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나 할까? (prac 때 우리가 녹음했던 팀도 와 있었는데, 차례가 늦은 모양이었던지 집에 갈 때까지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흠... 들어보고 싶었는데.)

사실 그 The Basement라는 곳이 나름대로 유명한 곳이었다. 유명한 뮤지션들도 그곳에서 종종 공연을 하고. Konrad가 설명해 준 바에 의하면 작은 장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acoustic sound를 들려주는 장소 중 하나라고.

몇몇 보컬, 연주자들의 연주와 노래는 꽤 매력적이었지만, 나머지는 한국에서 아마추어 밴드나 언더그라운드 밴드가 공연할 때 들어봄직한 사운드 수준이었다. 잠시나마 그속에서 적절한 마이킹이나 적절한 이펙트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건, 한국으로 따지면 학교장 정도 되는 사람이 계속 무대를 지켜보면서 직접 세팅하는 것들을 도와주고, 적극적으로 함께 행동하고, 연주하는 것들을 보며 흐뭇해하는 걸 보며 '참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그런 게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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