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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애드센스에 대한 이야기

여기저기 애드센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나도 달고 있다. 그래서 뒤죽박죽 섞어서 하는 몇 가지 이야기.

1 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위치가 노골적이라고 비판/비난하는 경우에서부터 광고를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2 누구나 쉽게 글을 출판할 수 있는 블로그라는 툴과 애드센스가 결합하여 애드센스를 위한, 애드센스에 충실한 블로그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본주의가 별 건가. 자본은 컨텐츠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그로 인해 생겨나는 수많은 짜깁기/펌 컨텐츠들은 과연 쓰레기일까, 아닐까?

3 사실 외국의 경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페이지들이 많다. 직접 했던 경험 중에 이런 것도 있다. 웹서핑 중 애드센스 광고에 영화 대본 사이트가 나와서 클릭했더니 어떤 페이지에 연결됐다. 목록이 좀 이상해서 자세히 봤더니 목록이 아니라 애드센스들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위와 같이 영화 대본 목록을 제공하니 잘 이용해 달라는 글이 있었다. 애드워즈로 광고를 해서 애드센스 배치로 사람들을 낚아 돈을 버는 이런 류의 페이지들, 은근히 많다.

4 반복하지만 자본은 컨텐츠도 만들어낸다. 화장품 회사 광고가 클릭당 과금이 가장 많은가? 애드센스를 단 사람들은 화장품에 대한 글들을 쏟아낸다. 블로그의 주제가 이것저것 섞여 있으면 로봇이 헷갈려서 제대로 된 광고가 나오지 않는다고? 애드센스를 단 사람들은 블로그의 주제를 통일시킨다. 심지어 사이트 디자인도 변경한다. 애드센스로 돈을 버는 컨텐츠도 만들어 낸다. 이런 게 자본주의다. 이런 행동들은 값싼 행동인 걸까, 당연한 걸까?

5 애드센스로 많은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글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좋은 컨텐츠를 제공하라'는 게 그 방법 중 하나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애드센스로 많은 돈을 버는 방법'을 제공하는 그 글들도 사실은 자신들이 생산한 글이 아닌 경우가 많다. 대부분 번역이지, 뭐. 해외 유명 블로거들이 적은 글이 여기저기서 비슷하게 번역된다. 번역했다는 말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6 이와 관련해서 드는 생각인데, 외국의 상황은 우리와는 많이 다른 듯 하다. 우선 영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한글을 사용하는 인구에 비해 엄청나게 많다. 또한, 외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패턴은 우리네 사용자들과는 많이 다르지 않은가.

7 그렇다면 애드센스가 이렇게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는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실질적인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다 보니 네 가지가 나왔다.

첫째, 링크프라이스 등 많은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은 광고를 클릭해서 물품 구매로 이루어져야만 수익이 발생한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동안 국내 광고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이처럼 열광(?)했던 적이 있던가? 대부분 허울만 좋고, 개인에게 수익은 돌려주지 않았으니 당연하다. 즉, 업체는 광고질을 열심히 해 먹고 개인들에게 수익을 돌려주지 않았던 기존 업체들, 회원가입 유도해 회원가입 빼먹고 오리발 내밀던 기존 업체들에 비해 구글의 애드센스는 클릭이 되면 개인에게 돈을 꺼내준다. 그러니, 애드센스가 바이러스 마냥 여기저기 늘어가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적절한 보상은 자발성을 만들어 낸다.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컨텐츠가 저질인지 고질인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둘째, 반복하지만, 국내 사용자들은 애드센스 말고는 대안이 없다. 애드센스와 비슷한 수익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조차 사용자들에게 구글만큼의 수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그러니, 애드센스만 달 수 밖에.

셋째, 물건을 파는 업체의 경우 애드워즈를 통해 애드센스에 광고를 집행할 때 광고비는 광고비대로 나가고 물품 구매는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노출이 된다. 제품 이름을 제대로 몰라서 짝퉁을 구매하는 일도 빈번한 시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던가? 키워드당 80원부터 가능하다.

넷째, 애드센스의 짝꿍 애드워즈는 꼭 물건 파는 업체만 광고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부 사이트나 공익 목적의 사이트들도 저렴한 금액에 홍보를 할 수 있다. 만약 구글에서 지역 이외에도 사이트의 범위를 제한하는 프로그램도 지원한다면 각종 행사 (결혼식 등) 홍보라든지, 부고 소식 등도 전할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다음에…)

8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운 부분은 기존에 평범하게 혹은 아주 유용한 정보와 재미있는 이야기로 블로깅 하던 사람들 중에 '작정하고' 애드센스를 위한 블로그를 늘려가거나 공격적인 애드센스 설치를 한다고 느낄 때이다. 사실 그 아쉬움 자체도 내 편견의 일부라는 걸 안다. 또한, 반대로 이제야 그들이 보상을 받게 됐다고 생각될 때도 있다. 스스로를 반성한다. 많은 프리웨어를 유용하게 사용하지만 한 번도 그것들의 개발자들에게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 본 적이 없다.

9 나 역시 애드센스를 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지키고 싶은 게 하나 있다. 애드센스에는 경쟁광고 필터라는 게 있는데 여기에 웹사이트를 등록해 놓으면 그 업체의 광고는 뜨지 않는다. 내가 무슨 경쟁광고가 있겠나. 많은 사람들은 클릭당 과금이 형편없는 업체들을 필터에 등록해 놓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자면, [바이러스치료 닥X바이러스] 같은 것들. (얼마 전에 뜨는 걸 확인했다.) 비교적 악명 높은 프로그램이다. 예전부터 애드센스에는 포르노 사이트라든지 위법적인 사이트들은 광고를 못하게 되어있다는 점이 좋았다. 위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악명이 높은 사이트나 서비스, 제품들은 적어도 내 애드센스에는 안띄워야지. 대출광고도 마찬가지다. 다른 정보들도 알면 하나씩 추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신기한 건 수입을 이야기하는데 있어 거의 모든 사이트에서 달러 사인 ($)을 금액 뒤에 붙이고 있다. 오백달러면 500$ 이런 식으로. 심지어 오천원도 \5,000 이렇게 원표시를 앞에 하는데, $500 라고 쓰지 않는 게 신기하다. 혹시 나만 모르는 인터넷용 신종 표기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