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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talk about movie

천년여우 - 14일째의 달에는 아직 내일이 있어

aka 千年女優, Chiyoko - Millennium Actress

창립 70주년을 맞아 개축을 위해 촬영장을 철거하는 은영 영화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설적인 여배우 후지와라 치요코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타치바나 원야에게 맡긴다. 평소 그녀의 작품을 수십 번이나 봤을 정도로 열혈 팬이었던 그는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녀는 전성기를 누리던 30년 전 갑자기 은막 뒤로 사라진 뒤, 신비에 둘러싸여 온 인물. 타찌바나는 어렵게 찾아낸 그녀에게 그녀가 잃어버린 추억의 열쇠를 내 놓으며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 열쇠는 소녀 시절 그녀가 한 남자에게 받았던 것이자 그녀의 평생을 이끌어온 운명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차근차근 입을 열기 시작하는데…


곤 사토시 감독이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이 영화 (애니메이션)는 <퍼펙트 블루>의 형제 버전이라 할 수도 있다. 또한, 거짓으로 엮어 이은 진실, 그게 내 애니메이션이다는 그의 말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형식적으로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인터뷰를 하면서 치요코의 이야기 속에 인터뷰어인 원야와 그의 조수가 등장해 그녀를 쫒아다닐 뿐만 아니라 원야는 그녀의 이야기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한다. 원야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실제로 그녀와 같은 촬영장에서 근무를 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배우로서 너무나 좋아하는 팬이기에 (그녀가 출연한 모든 영화를 여러 차례 감상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녀의 모든 연기는 언제나 '열쇠 하나 남겨놓고 떠나가버린' 그녀의 첫사랑을 떠올리는 그녀의 현실과 닮아있고, 그 첫사랑을 찾으려는 마음이 그녀가 연기를 하는 동력이 된다. 그녀는 첫사랑을 만난 현실과 영화배우로서의 연기를 하는 영화 속 주인공을 넘나들며 첫사랑에 대한 그녀의 애절한 마음을 표현한다.


곤 사토시 감독은 원래 영화감독이 되려고 했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애니메이션팬의 입장에서 보면 애니메이션 감독이 된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언제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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