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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conversation

낚시 대신 말이지

며칠 전 낚시를 좋아하는 후배와 후배의 동생 (후배 말로는 그냥 동생 따라가는 거라고 하는데 알 순 없고…) 과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이 점점 잔인해지고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낚시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가 뭘까에 대해 생각하다가 나눈 대화.

나 : 근데, 아직 나이도 안 많은데 낚시가 좋아? 가면 뭐하는 건데?

후배동생 : 뭐,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 거죠.

나 : 고기도 거의 안 잡히잖아.

후배동생 : 그래도 잡히긴 잡혀요. 자잘해서 그렇지.

나 : 흠… 하긴 몇몇 만화가들도 낚시 좋아해서 걱정 (마감시간 다가오는데 낚시대 던지고 있으니) 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지. 한번 빠지면 정말 헤어나오기 힘든가봐?

후배동생 : 아, 그 맛이 쏠쏠하다니깐요.

나 : 신기해 신기해… (한참 생각하다가) 내 생각엔 아무래도 인간의 몸에 원시성이 남아있어서 그런 것 같아. 예로부터 수렵, 채집생활 하던 게 남아있어서 낚시에 빠지는 거 아닐까?

후배동생 : 그럴 수도 있겠죠.

나 : 요즘의 낚시는 일종의 스포츠 같은 거 잖아. 그럼 육상에서 하던 수렵도 낚시처럼 스포츠화 시키면 안될까? 예를 들면 산에 수렵장을 만들고 토끼 같은 거, 노루 같은 거 산에 풀어놓고 창을 주는 거지. 그럼 사람들이 들어가서 창으로 잡는 거야. 엇! 이거 괜찮은데?

후배동생 : 노루가 큰 눈을 껌뻑껌뻑 하면서 불쌍한 표정 짓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창을 던져서 죽이라고요?

나 : 음… 그, 그, 그래도 뭐, 어차피 짐승고기는 그렇게 잡는 거잖아. 아님, 좀 덜 귀여운 짐승들을 잡아 놓던가.

후배동생 :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 할 것 같은데요? 토끼 같은 것들이 귀엽게 뛰어다니는데 거기다 대고 창을 던지면 피가 확 튀기고… 으윽.

나 : 흠… (잠시 후) 그럼 올가미를 나눠주는 거야. 그래서 낚시처럼 동물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거지. 그래서, 잡는 거야. 그럼 괜찮지 않을까?

후배동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