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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서민에게 자가용을 - 서울시의 공공교통요금 인상

예전에 봤던 책 중에 통계의 맹점에 대해 다룬 책이 있었다. 한 두어권 본 것 같은데 책 제목들은 기억은 잘 나지않는다. 사람들은 의도하지 않지만 수학은 과학이고, 과학은 오류가 없다는 식의 발상으로 통계에 접근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것. 국민일보 기사 - [한마당―김상온] 통계의 마술)

즉, 기준이 어디냐에 따라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는 뜻이겠지. 억울한 일 하소연하는 친구를 위로하느라 상대방을 함께 비난하고 욕해주다가 알고보니 자기 친척이었을 때의 뻘쭘함은 기준을 어디에 두었냐의 차이겠지. 하물며 똑같이 망해가는 회사에 근무하더라도 자기가 투자한 회사라면, 자신이 미래를 건 회사라면 백방으로 노력해서 회사를 살리겠지만, 자기와 크게 상관없으면 - 경력 인정받고, 월급 제대로 나오면 망하든 말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니까.

서울시에서 대중교통요금 개편안을 확정해서 7월부터 시행한단다. 이에 따라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이 기본 800원으로 오른다. 버스는 환승시 10km 초과후에는 매 5km마다 100원씩 추가요금을, 지하철은 환승하지 않아도 10km 초과후에는 5km마다 100원씩 추가요금을 내야한단다.

이걸 결정한 공무원들 중 과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사람 모두를 싸잡는 게 아니라 실제 기안을 올리고, 결재받고, 결재한 사람들 중에서 말이다. 이미 공공교통요금은 서민들에게 공공고통요금이 된지 오래인데 매일 아침 지옥철에 갇혀 통근, 통학하는 서민들로부터 지옥철 요금을 올려 받겠단 심보가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기본 요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시민들이 발끈하면, '요금이 오르긴 했지만 다른 버스나 지하철로 환승하는 승객들은 교통요금이 많이 내려가게 됩니다.' 라고 비난을 피하고,

km대로 돈을 받는 게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고 발끈하면, '그렇게 장거리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은 전체에서 13%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요.' 라고 비난을 피한다.

이명박 시발 시장 머리 속에는 무슨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을까. 차기대권? 혹시 아직도 아들과 함께 사진 찍었던 히딩크 생각? 무식하도록 아름답게 밀어붙인 청계천 공사? 도대체 뭘 했는지, 왜 했는지도 모르지만 돈과 시간과 인력을 퍼부은 Hi Seoul? 초호화 거금이 들어간 시청 앞 시장전용 관상용 잔디밭?

혹시 내수시장 장려 차원인 건가? 사람들이 욕을 해대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돈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승용차를 사도록 유도하는 건가? 서민에게 승용차 한대씩 안겨다주려는 이명박 시장 만세?


참고 기사 : YTN 기사 - 지하철.시내버스 기본요금 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