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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백분토론을 보다가 잡담

하나

6월 1일 MBC 백분토론을 보는데 초반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가 하는 얘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대충 이런 맥락.

열린우리당은 지방정부가 부패했기 때문에 심판해야 한다는 주장을 선거 중에 해왔지만, (자신이 한) 실제 패널조사를 보면 국민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은 부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자신이 속한 지역이 발전한 이유는 지방의 정치인 덕분이고, 자신의 삶이 예전보다 더 나빠진 이유는 중앙정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 말을 듣고 갸우뚱 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자기가 사는 지역은 발전했는데, 자신의 삶의 질은 나빠졌다고 생각한 사람이 70-80% 라고 하는데, 참 신기한 조사결과다. 모두들 자기 자신은 예전보다 못살고, 반면 우리나라 전체는 즉 남들 사정은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했다는 뜻 아닌가?

이기주의적인 생각에서 시작되는 걸까?
혹은 조급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혹은 정말 자기 주위 사람들은 다 좋아졌는데, 자기만 못살고 있는 걸까?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중산층 축에도 못끼면서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무능한 중앙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선거였나? 노무현 대통령과 무능한 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심판? 그런데, 중앙정부는 정말 역대 정부들에 비해 얼만큼이나 무능한걸까? (하긴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얻고도 미친듯이 삽질을 했던 건 아직도 어처구니가 없긴 하다.)

난 성추행, 공천비리 등의 범죄보다 무능을 더 죄악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무섭다. 그런 분위기가 유지될 수 밖에 없는 사회가 무섭고.

한나라당 싹쓸이가 확실해진 후 어디선가 본 농담 한마디 - "이제 경제불황을 적어대던 신문기사들은 쏙 들어가겠네."



우상호 의원이 좀 중언부언 했지만, 공감했던 부분이 있었다.

부동산 정책을 펴는 이유는 부동산 값을 잡아서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다. 많은 자칭 서민들이 부동산 정책을 욕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지금의 정책이 집값을 오히려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지금의 정책이 집값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안될 것이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즉, 결국 집값은 못잡을 거야. 니네가 약자야. 삽질하지 마... 이런 생각?)
"얍-! 정책시작!" 하면 몇달 안에 결과가 나길 바랬던 걸까?
아니면 자신은 중상층 혹은 그 이상의 계층이기 때문에 자신은 집(재산)을 빼앗길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절대권력이 더욱 공고해졌는데, 앞으로 이런 농담이 유행할까?

이 모든 게 다 한나라당 때문이야.
이 모든 게 다 박근혜 때문이야.

(왠지 이런 농담, 안나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