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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harge my life

간략후기: YB 콘서트 -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

어제 친구 S가 콘서트를 보여줬다. (오오, 고마워~ 친구) 그건 바로 윤도현밴드의 전국투어 마지막날 콘서트. 윤도현밴드는 이제 더 이상 윤도현밴드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YB라고 불러달란다.

일단 개략적인 공연 내용은 YB 홈페이지의 뮤직 오디세이를 참고하면 된다.
뮤직오디세이 - #21 : 2006. June 2nd Week - 월드컵특집

좌석이 좀 뒤쪽이어서 열광적으로 놀기는 어려웠지만 윤도현의 보컬은 언제나처럼 시원스러웠고, 공연장의 사운드도 괜찮은 편이었다. (체조경기장) 아무래도 YB의 음악성향이나 팬층을 볼 때, 그들의 공연은 하드해질 수 없는 분위기이나 (윤도현은 관객들의 반응이 하드하지 않아서 아쉬워했지만) 전체적으로 재밌는 공연이었다.

공연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뉘었는데, [기존 곡 레퍼토리] - [신곡 쇼케이스] - [월드컵 응원가] 였다.

[기존 곡 레퍼토리]

내가 YB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인 이 땅에 살기 위하여로 공연이 시작되어서 특히 좋았다. 잊을래, 사랑2 등 (윤도현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몇 안되는 히트곡을 불렀다. 윤도현 스스로 자신들의 히트곡들이 얼마 안될 뿐더러 발라드가 많아서 좀 그렇다는 솔직한 멘트를 들으며 기분이 좀 그랬다.

[신곡 쇼케이스]

7월에 나올 새 앨범에 실릴 곡들을 소개했는데, 기억에 남는 곡은 '노홍철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영감을 받아' 썼다는 곡 그래, 가는 거야와 유럽투어의 힘든 과정에서 쓰여진 천국으로 가는 버스 정도? 강우석 감독 영화 한반도의 주제곡으로 쓰였다는 1178은 개인적으로 살짝 평이했다.

새 앨범은 2CD로 제작되는데 한 장에는 오리지널 신곡, 다른 한 장에는 자신들의 기존곡의 리메이크가 실린다고 한다. 올해가 YB의 데뷔 10주년이라고.

[월드컵 응원가]

솔직히 말해 공연 제목도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였고, 공연장 들어가기 전 줄서 있는 중에 나눠 준 SK제공으로 만들어진 무료 응원가 CD도 그랬고, 공연의 스폰서도 SK와 마루여서 공연 전체가 월드컵과 응원가로 짜여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했었다.

하지만, 밴드가 여기저기서 좋지 않은 소리를 많이 들어서 자중하는 모양이다. [월드컵 응원가]는 제일 마지막 순서였지만 전체 공연의 화려한 클라이막스의 모양새는 아니었다. 오히려 짧고 강렬하게 끝내고, 서둘러 앵콜로 넘어갔다.

공연 내내 별로 흔들지도 않고, 팔도 높이 들지도 않았고, 오래 서 있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적고나니 갑자기 YB에게 미안해지네. 하지만 자리가 좀 멀었다고요.) 팔이 살짝 뻐근한 걸 보니 정말 나이는 속일 수 없나보다. ㅠ.ㅡ

공연 3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재밌게 봤지만, 기억에 남는 곡이 별로 없다는 것에 여전히 아쉬움을 느낀다. (물론 이번 공연의 절반 가량이 신곡 쇼케이스인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데뷔 10년차인 밴드의 레퍼토리가 취약하다는 점은 그들 스스로에게도 큰 스트레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찌되었든, 전체적으로 신곡의 느낌들은 좋았다. 그들이 음악적 방향을 잘 잡아서 새 앨범이 전체적으로 보기 좋은 모양새를 이루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히트곡도 많이 내고, 좋은 공연도 많이 하길-

p.s.1 공연을 보면서 새삼스레 가수와 협찬사 그리고 팬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길어지기도 하고, 정리도 덜 되어서 내용은 일단 패스)

p.s.2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나서 나름대로 느낀 게 있어서 윤도현밴드라는 이름을 YB로 바꾼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보았고.

p.s.3 U2의 사랑노래와 YB의 사랑노래가 왜 다르게 느껴질까? 그건 아마도 발라드를 제외한 밴드의 히트곡들이 가진 무게감과 밴드 구성원들의 음악 외적인 활동의 차이에서 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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