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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코빅의 패러디 뮤직비디오들

얀코빅 (Weird Al Yankovic, 위어드 알 얀코빅)은 예전엔 흔히 우스꽝스러운 패러디만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그 이후로 다시 몇번 재조명(?!)되기도 한 대단한 패러디 가수입니다.

일단 그의 음악은 어설픈 코미디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음악 자체로 들어줄만 합니다. 가사 또한 말도 안되게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종종 냉소적인 내용을 담기도 하고 있고, 패러디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오리지날 곡을 발표하기도 하죠. (그리고, 오리지날들도 좋은 곡이 많아요.) 1983년 첫 앨범을 낸 이후로 10장 이상의 앨범을 발표한 중견가수(^^)입니다. 오-. 앨범평도 그리 나쁘지도 않고요. 최근엔 약발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요.

제가 생각하는 그의 가장 대단한 점 중 하나는 그의 패러디가 모두 원작자 (혹은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하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그가 그러지 않고 자의적으로 했다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그의 음악들로 소송이 끊일 날이 없었겠지요. (이재수가 서태지의 컴백홈을 패러디했을 때 말이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지요.)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싸이가 자신의 데뷔곡 새의 비너스 샘플링 건은 문제없다는 식의 발언은 이해하기가 살짝 힘들더라고요. 저작권 대행사가 망해서 저작권료를 지불할 길이 없으면 일단 사용부터 하고 나중에 지불하는 게 문제없는 일일까요? 아니면 대행사가 없으면 해외의 저작권자에게라도 연락을 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사용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게 맞을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표절로 인해 결국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도 역시 그렇고요. 가요계는 표절해서 외국에 돈 갖다 바치고, 이통사와의 잘못된 계약 때문에 음원사용료도 제대로 못받으니, 음반회사는 하나둘씩 망하고 가수들은 연예오락프로에 나와서 돈을 버는 현실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해요. 그들이 더 불쌍할까요, 그들의 팬들이 더 불쌍할까요?


한가지 더 있다면 그는 음악 자체로 웃기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가사와 뮤직비디오, 몇몇 사운드효과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웃기게 만들지만, 어설픈 노래나 어설픈 연주 등은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정공법이랄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얀코빅의 전성기는 80년대와 90년대 사이의 어느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우스꽝스러운 패러디는 진지한 뮤지션들이 주류를 형성하며 음악씬을 이끌어 갔을 때 오히려 빛났던 것이죠. 요즘 같은 시대엔 그가 덜 재밌는 건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얀코빅의 곡은 뮤직비디오와 함께 들어야 제맛인 것들이 꽤 됩니다. 가끔은 어설프게 가끔은 어처구니없게, 실로 종횡무진 패러디하는 그의 뮤직비디오는 가사와 찰떡궁합을 자랑하지요. YouTube에서 찾다가 어느 선에서 중지했습니다. 너무 많더라고요. YouTube.com에서 더 검색해보시면 될 거예요.

Weird Al Yankovic Eat It


그는 보통 거물급들을 패러디합니다. 예전의 마이클 잭슨은 아주 좋은 대상이었죠. 지금은 코미디 프로에서나 그의 문워킹과 춤을 흉내내지만 예전엔 거의 경이로운 대상이었으니까요.


Micheal Jackson Beat It


Weird Al Yankovic Smells Like Nirvana


너바나 역시 거물 중의 거물이죠. MTV 시대에 뜬 너바나, 그러나 Smell Like Teen Spirit 의 뮤직비디오는 곡의 명성과는 다르게 심심합니다. 얀코빅이 코믹터치가 오히려 곡을 생기있게 만들었다고 봐도 될까요?

Nirvana Smells Like Teen Spirit


Weird Al Yankovic The Saga Begins


이제 동시에 2가지를 패러디하는군요. 음악은 돈 맥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를, 가사와 비디오로는 스타워즈를 패러디하네요. 이완 맥그리거처럼 차려입은 젊은 오비완 케노비가 노래를 부릅니다. 가사 역시 재밌습니다. 후반부에 예비 제다이들이 떼로 나와 Soon I'm gonna be a Jedi 를 외치는 장면은 장관(!)이군요.

Don McLean American Pie


Weird Al Yankovic Fat


얀코빅은 마이클 잭슨의 노래에서 어떤 탐식에 관한 영감을 느꼈나봐요. 'Eat It' 에 이어 'Bad'도 'Fat'으로 바꾸는 걸 보면 말이죠. (물론 근거없는 말입니다.)

Michael Jackson Bad


Weird Al Yankovic Amish Paradise


그리고, Weird Al Yankovic - Amish Paradise (라이브)

영화 <위험한 아이들>의 주제곡이었던 쿨리오의 곡의 패러디 역시 재밌습니다. 뿐만 아니라 얀코빅은 위에 보면 알겠지만 라이브도 잘 해요.

Coolio Gangsta's Paradise


그 밖에

Weird Al Yankovic - Living With A Hernia
James Brown - Living In America
제임스 브라운도 패러디하고,



Weird Al Yankovic - Another One Rides The Bus
Queen - Another One Bites The Dust
퀸의 노래를 패러디한 곡입니다. 위의 얀코빅 비디오는 그의 첫 TV 출연 장면이라고 합니다. 1981년 "The Tomorrow Show with Tom Snyder"에 출연했군요. 어설픈 듯 하면서도 상당히 괜찮은 퍼포먼스라고 생각해요.



Weird Al Yankovic - Like A Surgeon
Madonna - Like A Virgin
마돈나의 명곡 Like A Virgin은 외과의 인턴의 이야기로 바꿨군요. :)



Puff Daddy feat. Lil Kim & Notorius BIG - It's All About the Benjamins
Weird Al Yankovic - It's All About The Pentiums
퍼프 대디도 패러디하고,



Weird Al YankovicI - Love Rocky Road
Joan Jett & the Blackhearts - I Love Rock N Roll
이런 고전(?)도 패러디 안할 수 없겠죠.



Weird Al Yankovic - Christmas At Ground Zero
이건 오리지날 송입니다. '그라운드 제로'란 911 테러에 무너져 내린 월드 트레이드 센터 (WTC)를 뜻합니다. 캐롤 분위기의 곡이지만 가사는 폭격에 관한 내용입니다. 뮤직비디오도 아주 멋집니다.



Weird Al Yankovic - One More Minute
역시 오리지날 송입니다. 50-60년대 팝송과 같은 편곡입니다. 곡이 꽤 좋습니다. 다만, 링크의 댓글 중 하나처럼 The Platters의 The Great Pretender 와 같은 느낌이 살짝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