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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cinema/small talk

스콧과 로라의 대화 (영화 스파르탄 중에서)

스콧 : 옷 입어. 목소리 낮추고.
우리가 널 곧 집으로 데려다 줄거니까.

로라 : 지랄하지 마. 난 집에 안 가.
거기선 아무도 날 돌봐주지 않아.
난 그냥 창녀야. 어린 창녀일 뿐이라고.

스콧 : 그래, 어쩌다 그랬지?

로라 : 늑대들이 날 키웠거든.

스콧 : 뭣 땜에 울어. 곧 집에 간다니까.

로라 : 아빠가 당신을 보냈어?

스콧 : 그래.


로라 : 왜? 왜? 아빤 내가 죽길 바래.

스콧 : 난 너네 아빠가 보낸 게 맞다니깐.

로라 : 달랑 한 명?

스콧 : '한번에 레인저 한 명씩' 그런 얘기 들어봤어?

로라 :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이웃나라가 원군을 요청하자 한 명만 보냈다는 얘기.

스콧 : 거봐, 아네.

로라 : 그런 얘기 들어봤어?

스콧 : 아니 너랑 교과서가 달랐나봐.

로라 : 자기 딸을 금으로 바꿨던 왕 얘기는 들어봤지? 맞아, 자기 딸을 금으로 바꿨대
'미국의 연인'이라고? 씨발 전부 사기야. 선거 홍보용이지.
비열하고 역겨운 인간들이야.
아빠가 경호원들을 없앴어.
난 그냥 대화하고 싶었는데 아빠는 나를 보러 오지도 않았어.
나를 보러오겠다고 말은 했지, 그래놓고 웬 남자를 보냈어.
'언론에는 이렇게 얘기해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런데, 내가 다 불어버릴 거라고 했어.
아빠가 직접 왔어야 되잖아? 누구라도 날 보러 왔어야 하잖아.

스콧 : 너네 아빠가 나를 보냈어.

로라 : 집에 가기 싫어.


스콧 : 봐, 네가 집에 돌아가면 어떤 이들은 좋아하고 어떤 이들은 등을 돌리겠지.
그런데, 그건 모두 마찬가지야. 네가 어디 있었는지는 아무도 몰라.
어차피 모두 똑같아. 넌 강한 애지? 그래, 넌 강한 애야.

<스파르탄 (Spartan)>은 좀 묘한 영화였다.

이 영화는 초반부에 '과연 내가 영화를 처음부터 보고 있는 게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별다른 정보없이 사건이 마구 전개되는가 하면 발 킬머가 연기하는 스콧을 제외하고는 조연급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도 거의 하지 않는 진행을 보여줬다. (발 킬머도 주인공이니까 영화의 흐름에 따라 따라가는 거지, 역시 설명부족이다.)

그러면서도 극의 분위기나 설정들이 진행되면서 차근차근 이해되는 게 신기했다. 대사가 남달랐다는 건 인정하겠지만 그렇다고 로저 이버트가 이 영화에 별 4개를 준 건 아무래도 의아스럽다.

p.s. 몇몇 장면에서의 섬세한 소리들은 인상적이었다. 소리가 섬세하다는 건 좋은 것이나 몇몇 장면에서만 그러니 오히려 튄다고나 할까?

p.s.2 감독 데이빗 마멧 (David Mamet)은 <로닌>, <웩 더 독>, <호파> 그리고 <글렌게리 글렌 로즈> 등의 각본가로 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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