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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n Sydney/2005년 5월

치과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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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이 치료를 했다. 아아- 죽는 줄 알았다. 사실 치료는 거의 아프지 않았는데, 치료하기 전에 끙끙 앓느라 너무 힘들었지. 치아 건강이 오복 중의 하나라는 말이 정말 새빨간 진실이라는 사실을 새삼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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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아프기 시작한 게 금요일 저녁. 토요일에 Strath***** (스트라스**)라는 곳에 있는 김모* 치과에 갔다. (게다가 그 다음주 월요일은 휴일.) 아무래도 타국 땅에서 외국의사에게 갈려니 좀 꺼려지는 건 당연한 걸까? 설명도 충분히 전달 안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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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 였다. 그 치과엔 치아 치료를 받아본 경력이 많은 환자들만 오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는 나에게 설명을 잘 안해주신다.

그러더니,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치아를 뽑던지 아니면 신경치료를 하던지 하라고 하신다.

치아를 뽑으면 $100 내외에 오늘 한번으로 끝나고, 신경치료를 받으면 새로 이빨을 씌우는 것까지 포함해서 $1300 ~ $1500 정도까지 나오고 몇주를 더 나와야 한다고 하신다. 그 외에는 다른 어떤 부가 설명을 듣지 못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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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금니 위쪽 치아인데 (이것도 어금니라 부르나요?) 치아를 뽑기엔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고, 그런데 신경치료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망설여지고 해서, 임시로 치료를 할 수 있겠냐고 했더니, 그 2가지 방법 말고는 없다고 하신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와서 결정하겠다고 약이라도 지어달라니까 약을 처방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리신다. '약 먹어도 아플텐데....? 그리고, 약을 먹어서 진정될 수도 있고, 오히려 더 아플 수도 있어요-' 라면서 약을 지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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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중에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2가지 방법 밖에 없다는 건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건 그 사실 말고 2가지인데,

첫째, 의사가 환자 아픈 걸 보면서도, 그리고 주말 내내 아플 걸 예상하면서도 태연스럽게 항생제 몇알 처방해주는 게 너무 어이가 없었다. 상태가 많이 안좋아보이면 (안좋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환자가 망설여도 결론을 내려서 어떤 치료든 치료를 받으라고 이야기를 해주든가, (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치명적일 수 있는 대수술도 아니고)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약만 처방해주게 되면 어떻게 어떻게 하면 덜 아플거라고 조언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난 분명 진료비도 내고, 어떤 치료를 받는 돈을 낼 사람인데? 병원이 히포크라테스 어쩌구 하는 곳이 아니라 아무리 돈 버는 곳이라 하더라도 말이지. 그 정도 서비스는 당연한 거 아닌가?

둘째, 별 다른 설명 없이 싼 가격에 하루에 끝나는 치료와 비싼 가격에 몇주를 받아야 하는 치료를 제시하면 싼 가격에 하루에 끝나는 치료를 선택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고 보니 (주말이 지나 다른 치과의 의사에게도 들었고), 기왕 뽑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치아는 뽑지 않는 게 좋다는 것. 게다가 만약 뽑은 후, 거기에 새로 이빨을 하려면 돈이 신경치료보다 더 든다는 이야기까지.

그리고, 이건 진료를 받기 전에 느낀 건데 -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했다. 게다가 여자 화장실은 고장나서 사용할 수 없게 된지 꽤 된 것 같고. 병원이 더러워도 되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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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난 다른 병원에서 치료도 잘 했고, 지금은 전혀 고통이 없지만, 이렇게 길게 적고 있는 걸 보니, 어지간히 분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나보다.

주말 내내 (휴일 하루까지 합쳐서) 진짜 온 힘을 다해 끙끙 앓다가 (토,일,월 3일 동안 1.5L 생수를 12병 정도 먹었다. -_-) 다른 치과에 갔는데 설명도 친절하게 자세하게 해주고, 치료도 전혀 아프지 않게 해주고, 앞으로의 치료 방법으로 내 호주머니 사정까지 배려하며 제시해주니, 처음 갔던 그 치과에 서운한 맘이 더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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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혹시라도 시드니에 지내다가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갈 일이 있다면, Eastwoold (이스트우드)에 있는 예인치과에 가시기 바랍니다. 추천합니다. 3명의 의사가 함께 운영하는 것 같던데, 저는 Susie Kim이라는 여자 의사분에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

(치료 비용이 비싼 건 다른 모든 치과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그리고, 유학생들이 소지하고 있는 의료보험 카드로는 치과치료가 커버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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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밖에 나와서 이 아프지 말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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