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view & mind

잡담: 그들에겐 통제가 중요할 뿐.

얼마 전에 실명으로라도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은 구글의 처사를 비판한 사람이 있었죠. (놀라운 건 이 사람이 판사 출신이라는 것) 이미 공인이 되어서 사람들의 비판을 많이 받아버려서 한 번도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모르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

예를 들면 '둥글게'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는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이하 주갤)에 상주했었는데, 그가 말만 하면 모든 지표가 그가 말한 것과는 반대로 갔죠. 그는 서서히 주갤의 둥신 (둥神)이 되어 갔습니다.

그와 관련된 각종 에피소드들이 유머가 되기 시작해서 인터넷에 떠돌 때까지만 해도 유머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유력일간지라고 하는 곳에서 둥신의 저주가 어쩐다느니 디시인사이드의 미네르바니 하면서 기사를 작성하기에 이르렀죠. 참 웃긴 일이지요.

저는 다음 아고라의 경제게시판에서 활동했던 미네르바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차이점은 있습니다. 둥글게는 아무 이유없이 글만 쓰면 일이 벌어졌고, 미네르바는 각종 경제지표와 신문기사 등을 근거로 들며 나름의 논리를 세워 앞으로의 일을 예측했죠. 물론 검찰은 그를 100일간이나 긴급체포를 했습니다. 참 웃긴 일이지요.

#

둥글게는 결국 디시를 탈퇴, 복귀를 반복하다가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만들었죠. 그가 쓴 첫 번째 글을 보면 그가 얼마나 평범한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둥글게가, 미네르바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남에게 간섭, 제약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것'을 하지 말도록 밀어부치고 있죠. 이건 고등학생도 아는 사실인데 말이죠. 참 웃긴 일입니다.

얼마 전 100분 토론에서 미네르바, 유튜브 그리고 인터넷 표현의 자유에 대해 방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방송을 보고 나니 머리 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물가에 내다 놓은 어린애, 이러한 현상과 관련된 법들은 국민들을 딱 그 정도로 바라보고 있는 듯 했습니다.

#

놀이공원 갈 때, 극장에 영화보러 갈 때, 식당에 밥 먹으러 갈 때 저는 주민등록증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놀이공원의 서비스에 대해 글을 쓰거나, 오늘 본 영화에 대해 영화평을 올리거나, 오늘 이용한 식당의 위생 상태에 대해 글을 올리려면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 하죠.

제가 서비스를 위해, 물건을 위해 제 돈을 지불할 때는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지만 제가 제 생각을, 제가 원하는 것을 세상에 전달하고 싶으면 주민등록증을 요구 받습니다.

제 말보다, 제 생각보다, 제 감정보다 제 호주머니 속의 돈이 더 중요한 세상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