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 슈퍼히어로 (live @ EBS 스페이스 공감)
홍성민 - 기억날 그날이 와도
언젠가 이승환이 더 이상 CD를 내지 않겠다는 말을 했었죠.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아, 이승환도 못버티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랄까, 마침내 '(디지털) 음원'이 승리를 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죠.
이승환의 3집 My Story를 들으며 '어...?' 하다가 4집 Human을 듣고는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의 충격(?) 때문인지 CD를 사서 뜯던 때가 지금도 생생해요. 5집 Cycle을 들으면서 '4집에서 닦은 사운드가 보다 자연스럽게 활용되는' 걸 느꼈고, 6집 The War In Life 를 들으면서는 '아, 여기서 또 한 단계 나아갈 수도 있구나' 라고 느꼈죠.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7집 Egg가 이승환에게 있어서 여러모로 안타까운 시점이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이승환이 만드는 앨범 속 음악에 대한 틀이 아쉬운 면도 있지만 그건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니 넘어가고요.)
이승환이 사운드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계속해서 나아갔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승환을 '발라드 가수' 혹은 '간혹 경쾌한 락도 부르는 가수'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뭐, 지금도 여전히 그렇죠.
그래서 언젠가부터 이승환이 항상 안쓰러웠어요. 최근에는 이승환이 더 이상 정규앨범을 CD로 내지 않겠다고 할 때 드팩민들 조차 이 사건을 이슈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 걸 보며 더욱 그랬죠.
안쓰러움은 이승환이 미니앨범 말랑의 수록곡인 '슈퍼히어로'를 부르는 걸 처음 봤을 때 극대화되었는데, 데뷔 18년차인 이승환이 여기저기 TV에 출연해 관객들과 한 호흡이 되어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데, 후렴구의 멜로디가 홍성민 (공중전화의 보컬)의 '기억날 그날이 와도' 후렴구의 멜로디와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슈퍼히어로'의 후렴구
I'm a SUPER HERO 일생일대의 사건 내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버린 충격
누구에게나 그들만의 기회가,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무한한 능력들
I'm a SUPER HERO 일생일대의 사건 내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버린 충격
누구에게나 그들만의 기회가,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무한한 능력들
섞어봤습니다. (기억날 그날이 와도 템포를 조금 땡겼습니다)
'기억날 그날이 와도'의 후렴구
기억날 그날이 와도 그 땐 사랑이 아냐 스치우는 바람결에 느낀 후회뿐이지
나를 사랑했어도 이젠 다른 삶인걸 가리워진 곳의 슬픔 뿐인걸
기억날 그날이 와도 그 땐 사랑이 아냐 스치우는 바람결에 느낀 후회뿐이지
나를 사랑했어도 이젠 다른 삶인걸 가리워진 곳의 슬픔 뿐인걸
'아, 결국 대중은 여전히 18년된 멜로디를 이승환에게 바라는구나'하고 생각했다면 오버겠지만, 그래도 그의 여러 음악적인 시도들은 (대중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채 정규앨범도 아닌 비정규앨범에 수록된 평범한 곡이 TV 미니시리즈에 사용되고 나서야 알려지고 활동이 가능해지는 현실이 18년 전에 들었던 것과 비슷한 멜로디를 통해 전해졌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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