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udio & sound

2008년 5월 5일, 어느 봄날 그리고 이승환



어느 봄날

작곡 : 정희선
작사 : 황베드로
노래 : 김선진

돌배꽃 꽃잎에 싸여 어느새 잠이 든 낮달
잠 깨워 데려갈 구름 없어 꽃 속에 낮잠을 잔다

꿀벌아 멀리멀리 가거라
선잠 깬 낮달이 울면서 멀리 떠날라

돌배꽃 꽃잎에 싸여 어느새 잠이 든 낮달
잠 깨워 데려갈 구름 없어 꽃 속에 낮잠을 잔다

제26회 MBC 창작동요제 (2008년 5월 5일) 대상 곡입니다. 어느 봄날.

오후에 차 안에서 졸다가 문득 깨서 듣는데, 귀를 기울이고 집중하며 듣게 만든 곡이죠. 들으면서 '이승환이 우리나라 음악계에 끼친 영향이 크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제가 이승환을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저 멜로디 라인과 관악기는 (심지어 곡 진행까지!) 이승환이 유희열, 윤상과 함께 만든 여섯 번째 정규앨범 <The War In Life>에 실린 '당부', '그대는 모릅니다'를 통해 불러 일으킨 일련의 대중가요 트랜드인 '동양적인 (oriental) 색깔의 가요'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승환의 이와 같은 실험은 비슷한 시기에 MGR과 이수영을 통해서 더욱 확장되었죠. 오히려 MGR이 이수영을 통해 발표했던 일련의 곡들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졌죠. 동양적인 느낌의 악기를 통해 분위기를 잡아주는 편곡과 이수영의 보컬이 가진 특유의 꺽는 창법이 잘 어울렸기 때문인지 오히려 이런 스타일은 이수영 스타일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있을 정도고요.

제 귀에만 '어느 봄날'이 이승환의 곡들의 연장선 상에서 들리는지도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참가번호 10번까지 듣고 난 후 심사위원에 이승환이 있다는 걸 알고도 별로 놀랍지 않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곡이 당장 어느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 드라마의 OST로 쓰이거나 발라드 가수의 앨범에 한 트랙을 차지해도 어울릴 것 같아요.

이승환의 목소리로도 들어보고 싶어요. 하프나 얼후, 북 등의 악기를 강조한 조금은 정적인 느낌의 이승환스러운 편곡과 함께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