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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harge my life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경게긋기의 어려움

나는 지금 내 ‘윤리성’을 뽐내고 있는 게 아니라 논리 강박을 털어놓고 있다. 그런데 두 달쯤 전 그 강박적 논리가 한 순간에 허물어지는 일을 경험했다. 알고 지내는 한 출판인이 어느 술자리에서, 내가 아무리 애써봐야 내 한 몸조차 깨끗이 건사할 수 없음을 일깨워 준 것이다. “C씨(전직 대통령 아들)가 커다란 책 도매상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선생님 책들 상당부분도 그 도매상을 통해 독자들에게 갈 겁니다.” 머리가 어찔했다. 얼마 되지 않는 내 독자들의 일부는 내가 그리도 관련되지 않고 싶어 하는 특정 자본을 통해 내 책을 만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저런 신문에 내 책을 보내지 않고 그 신문들과 인터뷰를 하지 않는 내 ‘자기만족적’ 실천엔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발췌 : 씨네21 -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경계긋기의 어려움 (글: 고종석)

최근에 읽었던 가장 뜬금없는 글 중 하나. 사실 저런 건 젊을 때 한번쯤 (혹은 반복해서) 술 먹고 하는 결론없는 논쟁의 소재 중 하나 아닌가? 이러한 이야기를 지금의 고종석이 고민하다니.

그도 이제 나이를 든 것일까? (혹은 그 반대?) 아니면 그도 그동안 '윤리성'을 뽐내며 살아왔던 것일까. 사실 '이런저런 기준을 세워 열심히 살다가 문득 돌아봤는데 아직도, 여전히 매트릭스의 안이었더라-'는 새삼스러운 느낌을 새삼스레 적어 본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글쓴이가 고종석이 아니었더라면 '그러게-' 공감하며 읽었을 글. 그만큼 세상이 바뀐 걸까, 사람이 바뀐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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