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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나무젓가락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

지난번 적은 불만제로 (주유소 주유량 속이기 + 나무젓가락의 위험)에 비하면 반전 수준의 이야기.

'식품과 건강'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각종 상식, 인터넷에 떠도는 말, 방송을 통해 퍼지는 공포 같은 것들을 전문적인 지식으로 재설명하고 허와 실을 밝히는 것으로 유명한 (아, 설명이 무지 길다) 모기불통신이라는 블로그가 있다. 물론 알만한 분들은 다 아는 블로그.

운영자인 기불이님은 지난번 MBC에서 실험한 나무젓가락의 유해성을 여러번에 걸쳐 조목조목 반박을 하고 있다.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1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2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3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4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5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6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7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8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9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10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11 최종회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12 보충편.
나무젓가락은 위험한가? part 13

결과부터 말하자면 설레발 치지 말고 그냥 쓰던 대로 쓰자.

내가 이해한 가장 쉬운 예는 이런 문장이었다. "각종 미네랄™ 이 풍부하게 있어서 건강에 좋다는 국산™ 천일염™ 을 두어숟갈 넣어주면 물고기가 죽겠습니까 살겠습니까?"

전공한 분야도 아니고 주워 들은 지식도 별로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누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게 맞아 보이고 다른 이가 저런 이야기를 하면 또 그게 맞아 보인다. 물론 논리적으로 추론을 하고 차근차근 생각하는 습관과 이치를 파악하는 통찰력이 있다면야 쉽게 휘둘리는 일이 적겠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가.

결국 어떤 이야기든지 '쇠를 두드려서 금을 만들었다'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고서는 매체 자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큰 의심없이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되는데서 생기는 문제인 듯 싶다. 즉, 전체적인 논리는 스스로 한번씩 걸러서 생각하지만 세세한 설정들에 대해서는 '우리 믿니, 유남생?' 혹은 '믿습니까? 믿습니다!' 수준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

문득 종교가 별건가 싶은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사이비들이 판치는 이유도 다 그런 거지 뭐. 남들은 기교와 훈련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며 즐기는 현대의 마술을 본인은 정말 마법을 통해 해내는 거라고 믿으면 그게 바로 종교지, 뭐.

그런데, 난 황우석 사태 때도 솔직히 그랬다. 디씨 과겔이나 브릭에서 한번 '우우~' 하면 그게 맞는 말 같았고, 당시 비교적 사회적 신뢰도가 높았던 황우석, 노성일, 문신용 등이 한마디씩 하면 또 그게 맞는 말 같았고. 지금이야 결론이 확실하게 난 상태지만 모든 의문점이 사라진 건 아니다. 세상이 원래 이치에 맞게 돌아가는 것만은 아닌걸까?

종교를 통한 사기.
마케팅을 통한 사기.
공포를 통한 사기.
대중매체를 통한 사기.
전문지식을 오용함으로써 벌이는 사기.
심지어 사기 치는지 모르면서 치는 사기.

새천년이 시작되기도 전에 신신애가 예전에 그랬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결국 끊임없이 공부하고 마음 튼튼히 단련해서 기준 세워 사는 수 밖에 없다.

관련 링크

The Library Of Babel - Don't Panic (한글페이지입니다)